압록강은 흐른다 - 상 한빛문고 9
이미륵 지음, 윤문영 그림 / 다림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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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는 작가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이면서, 한 편의 성장 소설로도 읽힐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다룬 역사 소설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일제시대를 다루었다면 무거운 느낌이 들 법도 한데, 이 책은 그런 느낌 없이 한 폭의 수묵화를 바라보듯 따뜻하고 잔잔한 느낌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묘사나 3. 1 만세운동에서 항일 전단지를 뿌린 일로 망명길에 오르는 장면을 그릴 때에도 그 따뜻한 느낌은 변함이 없다.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과거를 긍정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완성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는 듯 하다.

숨차게 책장이 넘어가는 재미는 덜하지만, 책장을 덮고도 오랫동안 계속되는 여운은 다른 어느 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장난을 좋아하고 어려운 학업에 끙끙대던 어린아이가 외로운 망명길에 올라 삶과 죽음을 고민하는 의학도가 되고, 고향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는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하며 내 마음과 영혼도 한 뼘씩 성숙해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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