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류시화... 그의 이름에서는 왠지 모를 나른함과 고득함, 그리고 세상을 초월한 사람에게서 풍겨나오는 낯설음이 배어나온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류시화가 처음 펴낸 인도 여행기이다. 처음 출판된 것이 1997년이니 지금으로부터 10년도 전에 나온 책인데 아직까지 꾸준히 서평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그의 글이 기교와 유행에 기댄 베스트 셀러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또한 그의 글은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찾고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재산을 갖지 않아도, 높은 지위를 차지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가만가만 책장을 넘기면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번지고, 남을 앞서지 못해 안달났던 마음은 더할나위 없이 차분해진다.

그러나... 인도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삶을 초월하여 바람불듯, 구름 흐르듯 그렇게 살고 있을까? 릭샤를 끄는 소년들, 거리에서 구걸로 먹고사는 어린이들,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정말로 그렇게 성자같은 얼굴로 삶을 초탈하여 살고 있을까?

때로 각박한 현실을 초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의 책에서 삶의 아름다움이나 마음의 평화보다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애쓰는 인도인들의 진짜 일상생활을 만나보고 싶다. '성자'나 '구도자'가 아닌 그들이 싸우고, 눈물 흘리고, 함박웃음을 짓는 그런 일상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