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큰 제목 위에 작은 글씨로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사는 이야기'라는 부제목이 적혀 있다. 굳이 따지자면 '농사'보다는 '세상' 쪽에 무게를 둔 책이고, 세상을 그냥 '사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세상을 '관찰'하고 '비판'하며 그 세상을 통해 나를 반성하는 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은 소소한 자연의 변화와 세상사는 이치를 연관시키고, 농사짓는 마음가짐 속에서 사회를 변화시킬 원동력을 찾아내며,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서 부패와 부조리에 물들지 않으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얇은 책이지만 이 책을 쉽게 읽어나갈 수 없는 것은 바로 그 각오와 마음가짐이 너무도 꼿꼿하여 한 줄 한 줄 넘어갈 때마다 자세를 고쳐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긴 글이 오히려 책에 담긴 뜻을 훼손할까 염려되어 짧은 리뷰로 남겨두련다. 언제까지나 꼿꼿하게 남아계실 줄 알았던 선생이 이미 3년 전 세상을 떴다니(미욱하게도 나는 그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야 알았다.)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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