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의 탄생 20대 시리즈
천관율.정한울 지음 / 시사IN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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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세내 안에서 20%가 넘는 지지율 차이가 난 것이다.(20대 남성이 20대 여성보다 지지율이 20% 이상 낮게 나타남) 세대 간에 차이가 나는 경우는 있어도 같은 세대 내에서 이런 차이가 난 적이 없었기에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책은 시사잡지 '시사IN'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손잡고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20대 남자에 대해 208개의 설문을 통해 분석한 내용이다.

결론은 20대 남성의 25.9%가 매우 강한 반 페미니즘 정서+마이너리티 자의식(스스로를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라 여기는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강한 분노와 혐오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25.9%의 20대 남성)은 결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처럼 명백하게 여성의 책임이 아닌 것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여성 관련 정책과 법 집행 결과에 반대하는 특이함을 보인다.

특히 이들은 자신을 차별받는 약자라 규정하기 때문에 양성평등 정책은 '평등'정책이 아니라 '남성에 대한 명백한 차별정책'이며 기성세대와 여성이 자신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여긴다.

이 책은 208개의 설문조사 결과를 도표와 그래프로 도식화하고, 설문 결과를 자세하게 설명함은 물론 설문준비 과정도 상세하게 밝힌다. 대통령 지지율과 같은 정치적 사안 뿐 아니라 '82년생 김지영',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젠더 갈등을 이해하는 데에도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22년차 중등 교사로서 약 10여년 전부터 남자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여성혐오를 드러내고 마초+가부장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의아하고 지도하는 데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모습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 208개 문항에 이르는 광범위한 조사를 한 결과, 우리는 '권력이 남성을 차별한다는 의식'이 현상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20대 남자의 인식 세계에서 남성은 약자다. (중략) 이것은 남성 우위 사회에서 여성 우대 정책을 '역차별'로 인식하던 윗세대 남자들과도 결이 다르다. 남성이 약자라는 인식, 남성이 마이너리티라는 정체성이 등장했다. 그래서 역차별이 아니라 그냥 차별이다.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지점이 핵심이다. (59쪽)

-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문제처럼 보이는 것들이 알고 보면 사회구조와 환경의 영향일 수 있다. 지능, 학습 능력, 사회성 등 명백히 타고나는 것으로 보이는 능력들조차 그렇다. 그런 맥락을 무시하고 웬만한 귀인을 다 내부로 간주해버리는 건 쉽고 편하다. (중략) 이렇게 해서 우리는 '맥락이 제거된 공정'을 마주한다. '역지사지도 해보고, 상대 입장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상상하는, 앞뒤 맥락을 섬세하게 고려하는 작업'이 설 자리가 사라진다. (119~120쪽)

- 지금의 20대라면 386세대의 자녀들이라 할 수 있죠. 민주화를 경험하고 확대된 고등교육 기회를 누렸던 386세대가 키워낸 자녀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건 참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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