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등장하는 단어는 누가, 어떻게, 왜 만드는 것일까? 또 그 단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상식으로 굳어져 정착되는 것일까?이 책은 이런 심오한 질문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해답을 보여준다. 호기심 많고 기발한 한 소년이 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면서 생기는 일련의 사건들이 긴박하게 이어져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인물은 그레인저 선생님이다. 프린들이란 신조어를 가장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닉의 파격을 누구보다 응원했던 인물... 제자를 위해 악역을 자처하고 정말로 열심히 그 역할을 완수한 그의 사명감이 존경스러웠다.책을 다 읽고나니 문득 페터 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가 떠올랐다. 자신만의 언어로 사물의 이름을 바꿔부르다 결국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한 남자의 이야기와 <프린들 주세요>의 이야기가 다르면서도 묘하게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