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3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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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사이>는 교육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이론적으로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교사가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해서 화기애애한 교실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르침에는 이론과 바람직한 인격 외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특별한 기술이란 학생과의 소통을 돕는 '교사의 적절한 반응'이다.

사실 많은 교사들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는 중요하게 여기지만, 자기가 아이들의 의사를 수용하고 있는지, 거절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서 수용과 거절은 아이들이 하고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거나,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하고 있는가, 조언과 충고란 미명하에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옭아매 간섭하고 있는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책은 교사가 학생의 생각과 행동에 적절하게 반응함으로써, 즉 긍정하고, 공감해주고, 적절하게 칭찬하고, 분노가 섞이지 않은 참된 꾸중을 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이끌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아부터 고등학생 정도의 연령까지 총망라한 다양한 예를 들고 있는데, 꼭 해당 연령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예를 들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사실, 아이들과의 관계는 아랑곳없이 수업만 열심히 하는 게 교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실제로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에게 이 책은 큰 쓸모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수업준비를 열심히 했더라도 아이들과 마음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다.

효율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업이 아닌 다른 시간(자율학습, 쉬는시간, 점심시간, 청소시간, 소풍과 수학여행, 학교축제 및 체육대회 등)에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쌓아야 하고, 수업시간에도 상호 존중의 분위기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이 책에 적혀있는 다양한 예와 설명들은 모든 교사들이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금과옥조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벌써 교직에 들어선 지 10년째,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을 만나 가르침을 주고받는 일은 새롭고 어렵기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으니,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벅차고 가슴 뿌듯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듯 하다. 올해는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되려나...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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