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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행복사전 -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의
최윤희 지음, 강일구 그림 / 나무생각 / 2006년 9월
평점 :
2007년의 첫 날, 아는 분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은 아니지만 주신 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이 책, 첫 장부터 너무 심하다. 그나마 "글"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맨 앞의 프롤로그와 맨 뒷 장의 에필로그 뿐, 그 이외는 어린아이 그림책 만도 못한 글자수의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책의 왼 쪽은 글, 오른쪽은 그림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글이라는 것도 3분의 일은 남의 글을 인용한 것, 3분의 일은 어디선가 본 듯한 것, 나머지 3분의 일은 글쓴이의 수첩에서 배껴온 것 같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어린아이 그림책 만도 못한 글자수"라고 했는데, 한 페이지에 글자수가 적은 것은 다섯 글자, 길어야 200여 글자를 넘지 못한다.
물론 짧은 글 속에 긴 생각을 담을 수도 있고, 한 마디 말로 정곡을 찌르는 감동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수많은 생각과 감정, 깊이있는 삶의 지혜를 가다듬고 정화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매스컴을 통해 얻은 유명세있는 저자를 이용하여 쉽게 책을 만들어 돈 좀 벌어보겠다는 출판사의 안이한 상업주의와 그 책을 통해 자신의 주가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자 하는 지은이의 세속적 욕심이 뻔히 눈에 보였다고 비판한다면 이 책을 감동적으로 읽은 많은 독자들에게 죄 짓는 꼴이 되려나...?
검색해보니 지은이가 2005년에서 2006년까지 출간한 책은 모두 5권... 아무리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라 해도 지나친 다작이다. 스스로 에필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날마다 새벽부터 밤까지 눈썹을 휘날리며 전국에 강의를 하러 다니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책의 분량은 아니다. 저자가 정말로 사람들에게 유쾌한 행복을 전파하고 싶다면 출판사의 상업주의에 편승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강의, 정말 필요한 책만을 출판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