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거기 있었다 2
윤태호 글 그림 / 팝툰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시에 연상되는 것은 사법기관/언론의 공모로 엮이고 엮여버린 숱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고통스런 경험이 음모론에 가까운 방식으로 '디자인'되었다고 상상하는 건 금물.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은 거기 있었다 1
윤태호 글 그림 / 팝툰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꽉 짜인 이야기로 '젊은이'들에게 말을 건넨다. 일베를 비롯한 젊은 우익(에 대한 관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할 때쯤, 윤태호는 이 정도 수준의 이야기를 이미 내놓았다. 알면 알수록 놀랍다, 윤태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심위 리스트에 있었던 만화 <전설의 주먹>. 리스트에 오르는 바람에 단행본 출간도 연기되고 어려움이 많았다. 나도 당시에는 뻔한 학원물이라 생각해 방심위의 조치에는 반대했으나 굳이 읽지는 않았다. 사건이 좀 잠잠해진 후에 몇몇 호평을 접할 수 있었고 영화화 소식도 들리니 읽고 싶어지더라. 그리고 얼마 전 곧 유료화된다는 공지에 정주행.


*11월 25일까지 무료로 읽을 수 있음 -> 링크


정주행은 순식간에 끝났고, 이런저런 인상과 감상과 그에 대한 내 입장을 글로 정리해 보았지만 짧게 말하기는 어려운 이야기만 나오더라. 쓰다가 부연설명하고 이론적 입장 소개하느라 막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냥 지우고 말았다. 함부로 말하느니 지우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리고 건조하게 인상만 다시 쓴다.


지운 내용을 인상으로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거칠고 거칠고 거칠다.' (지운 내용에는 나름의 근거를 담았었지만, 앞서 말했듯 지웠다.ㅎ) '거칠고 거칠고 거칠다'가 담고 있는 모종의 가치 평가는 '좋고 나쁘고 볼만하다.' 정도라 해두자. 그래도 이렇게만 말하기는 아쉬우니, 조금 더 구체적이고도 긍정적으로 말해보자. 몇몇 흠결만 없었어도 서구의 명작 그래픽노블 못지 않은 걸작이 나올 뻔 했는데 안타깝다. 그래서 더욱 편집자와 평론의 역할이 필요함을 알려주니, 건진 건 확실히 있는 셈이다.



- 글은 짧으나 두 권짜리라 그냥 페이퍼로 등록함.


- 쓰다 지운 내용은 추후에 하드보일드 만화 모아서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살려 봐야겠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2
카트린 르블랑 글, 롤랑 가리그 그림, 이주영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카트린 르블랑 지음, 롤랑 가리그 그림 | 책과콩나무


제가 책 소개를 맡은 이후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는 일입니다. 직접 읽어보지 않은 책을 한 권 소개하려고요. 온전히 제목 때문에 끌렸는데 그림도 너무 좋아요. 꼭 읽고 싶었는데 출간일이 마감 이후라 어쩔 수가 없네요.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대통령이 되어 무엇을 할지 어린이 책다운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고 해요. 출판사 소개 글이 전하는 바를 조금만 나눠볼게요. 이 상상을 시작한 어린이는 처음엔 커다란 자동차도 타고, 제일 친한 친구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등등 사적 욕망을 풀어놓습니다. 하지만 곧 어린이는 좀 더 의미 있는 일들을 상상하기 시작해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 홈리스 없는 세상, 환경파괴가 없고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꾼답니다. 정말 어린이답죠? 이런 상상 이후에도 무언가가 더 있을 게 기대되지만, 책을 직접 보지 않아서 상상을 이어나갈 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까요? 어떻게 하면, 혹은 무엇을 하지 않으면 그런 세상이 올까요? 온갖 생각이 들지만, 그걸 다 쓸 순 없으니 당장 다가올 대선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 곧 12월이면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하게 될 테지요. 그 전엔 분명 출간될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를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줄지 모르겠네요. 저도 꼭 읽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해보려고요. 제가, 또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만들어갈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투표해 볼까요?

 



<오늘> 2012년 11,12월호에 다른 두 책과 함께 소개한 마지막 책. 2011년 1,2월호부터 <오늘>에서 신간 소개를 해왔는데 2년이면 충분히 한 것 같아 2013년부터는 하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글에 담긴 이 책은 안 읽고 쓰는 만행을 저질렀고, 오늘에서야 읽었다. 읽은 순서로 치면 이 책 소개가 은퇴작인 셈이다.


실물은 기대를 충족한다. 아니, 기대보다 더 발랄하고 더 속깊다. 어떤 문화적 이해가 종합적이기보다는 단편적인 어린이의 감성이 오히려 속깊어보이는 건 그게 정말로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한 거기 때문일 테다. 버찌열매로 금붕어를 사는 마음. 그리고 어쩌면 나는 거스름돈을 내주는 마음으로 읽었던 걸지도. 훗.


조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지만 동시에 그 부모들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그러고 보니 오늘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군. 어제는 문과 안이 단일화 회동을 가졌고. 오바마도 문-안도 기대가 썩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롬니나 박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처럼 암울하진 않겠지 하는 막연한 느낌이 있나보다. 그리고 진보신당의 총선 비례대표 1번이었던 김순자 님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당원동지 여러분, 김순자입니다.) 앞뒤맥락이 좀 있지만 무시하고 생각해본다. 그녀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기대가 크다. 어린이가 대통령이 되는 것만큼이나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니고 있는 대학원신문에 기고한 에세이와 강정 책들 모음입니다. 강정을 알고자 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대학원생

- 두서없이 토로하는 멘붕記


연구실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터넷에서 사람들 사는 모습을 살펴본다. 이런! 오늘도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구나! 기사는 나의 의식을 연구실 바깥으로 데려다 놓고야 만다.

 

 


아, 사람들이 또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는 소식이다. 이번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다. 이미 2010년 7월에 대법원이 “하청으로 고용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음에도 사측이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노동자들은 45미터 높이의 송전탑 위로 올라갔다. 그야말로 ‘절박한’ 심정이 아니고선 시도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아마 김진숙이 85호 크레인에 오를 때에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생명을 걸어서라도 소리를 질러보겠다는,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어 보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 그 절박한 마음으로 그 높은 곳에서 309일을 버틴 끝에 김진숙은 내려올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던들 지난 8월에 있었던 강정 평화대행진에서 나는 그녀를 직접 보지 못했을 테고 그녀가 준 아이스크림도 받아먹지 못했을 것이다.

 

 


현차 비정규직 노동자 -> 노동자 김진숙 -> 김진숙이 강정 평화대행진에서 준 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 자유연상 속에서 강정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면 강정 사람들도 ‘절박한 마음’으로 ‘높은 곳’에 올라 ‘오래 버티기’는 매한가지다. 지난 3월 7일 구럼비 발파 이후로 강정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만났던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생각난다. 먼저, 매일 해군기지 공사장으로 들어오는 레미콘을 막아서고 그 위에 올라가서 단 몇십 분이라도 공사를 막아보려는 신부님이 있다. 별명도 레미콘 신부님이 되어버린 이 분은, 지금 기소된 것만 다섯 건이 넘고 지금은 구속 기소되어 수감 중이다. 다음으로 10미터 높이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위에서 떨어졌던 문정현 신부님. 당신께서는 그날 의식을 회복하시고서 자신이 죽지 않은 것을 한탄하셨다. “내가 강정을 위해 죽었어야 했는데.” 그리곤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단 2주 만에 병상에서 일어나 깁스를 한 채로 또다시 공사현장 앞에 나와 미사를 집전하고 공사 차량 바닥에 몸을 누이셨다. 그리고 동원. 그는 오탁방지막이 훼손된 채로 불법공사를 강행한 데 항의하며 공사 중이던 바지선 크레인 위로 올라갔었다. 다른 활동가들이 그를 연행하지 않을 것과 공사를 중단할 것을 조건으로 해경과 건설업체 그리고 동원을 설득한 끝에 7시간 만에 내려오게 했지만, 그는 연행되었고 공사는 바로 다음날 다시 이어졌다. 동원은 그날 이후 119일 동안 구속되었다가 바로 며칠 전에야 보석으로 나왔다.

 


 

옥중단식을 했던 영화평론가 양윤모 선생도, 구속된지 181일 만에 추석에야 가족과 재회한 송박(송강호 박사)도 생각나지만, 가장 최근인 9월 6일에 케이슨 점거 시위를 시도했던 5인을 빼놓을 수 없다. 지상 40미터 높이의 대형 구조물 위에, 그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작업장 첨탑 위에 올라가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강정 주민의 최소한의 합의도 얻지 못한 채 온갖 불법과 탈법 그리고 공권력의 힘을 빌려서 강행되고 있다.”고 목소리 높인 그들. 이 말을 하려고, 그 목소리가 들리게 하려고, 목숨을 걸고 그 높은 곳에 올라갔던 그들은 결국 경찰도 아닌 시공사 직원들의 손에 붙잡혀 타워에서 크레인으로 허공을 가르며 날라져야 했다. 용산참사 때보다 더 무리한 진압이었다는 평도 있지만 다행히 살아 내려온 그들 중 한 사람,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해민 형은 바로 그날 구속당해 지금도 수감 중이다. (아, 이 무슨 범죄의 소굴인가!)

 

 


이 사람들처럼 ‘높이 오르지도’, ‘오래 버티지도’, 않았지만 나 역시 ‘절박한 마음’으로 일을 벌여 연행된 적이 있었다. 단 10분밖에 버티지 못해 업무 방해는 해보지도 못했건만 업무방해죄로 연행되어 48시간을 꼬빡 채운 끝에 나왔다. 나온 후에도 검사는 기소를 베풀어 주었고, 그 덕분에 나는 이제 한동안 매달 한 번씩 제주에 재판을 받으러 내려가야 하는 행복한 처지가 되었다. 얼마 전에는 첫 재판이 있었는데, 기본적인 신원을 확인하는 자리라 내려가는 데 들인 교통비며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다. 정말 밟혀 꿈틀거리는 사람을 짓이기는 방법도 가지가지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고통받는 얼굴이 바로 내 얼굴이다

 

 


그날, 직업을 묻는 판사에게 대학원생이라고 대답했던 나는, 지금 연구실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이런 하소연을 하는 나는, 내가 강정과 신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걸 한탄한다. 공부도 해군기지 반대운동도 제대로 못 하는 이 아포리아를 묘파해 낼 방안을 생각해 보지만 답을 찾을 수 없어 고뇌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참여관찰을 방법론으로 써먹을 수 있는 과로 갔어야 했는데’ 하고 한스러워하기도 한다. 나의 한 서린 고뇌는 대학원생의 자리에서 보편의 자리로 다시금 무한루프를 이어간다. 왜 우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높은 곳’에 올라 ‘오래 버티’지 않으면 목소리를 울리지도 못하는가. 그렇게 묻곤 그것이 우리가 서발턴(subaltern)이라는 증거라고 손쉬운 대답을 내놓는다. 다시 공부에 집중해 보려 하지만 이내 답답함과 무기력증에 빠지고 만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해보려고 대학원에 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식인에 대한 푸코의 문장을 읽고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소수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학술적 성과를 발표하던 학부 시절 은사님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한데, 아이고 모르겠다.

 

 


결국엔 학위를 따보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SKY 중 하나인 ‘높은 곳’에 올라 ‘오래 버티고’ 있는 나는, 그러나 쌍차와 강정과 용산의 머리글자를 딴 스카이 공동행동(SKY ACT)의 행진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들은 지금 “사람이 하늘이다”를 외치며 기업자본과 공권력에 맞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지역들을 순례하고 있다. 그들을 떠올리며, 그들과 함께 걷지 못하는 걸 부끄러워하며, 번잡한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해 본다.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유를, 그리고 내 공부가 그들에게 가닿게 할 방법을, 나는 지금도 힘겹게 모색하고 있다. 브레히트의 시 ‘나, 생존자’가 ‘나, 대학원생’으로 둔갑하여 내 마음을 스치우는 매 순간을 견디며.


덧붙이는 글: 글을 마무리하고 며칠 후, 해군기지공사가 24시간 강행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후로 공사장 문 앞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버티다 고착당하고 다치는 강정 지킴이들의 소식이 매일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원우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 글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대학원생이 무슨 돈이 있겠냐만, 또 강정 말고도 여기저기에 연대가 필요한 곳 투성이이지만, 그럼에도 빼꼼히 열어둔다. 강정과 쌍차와 용산에 입금으로 연대할 문을.

* 생명평화대행진 후원계좌: 국민은행 661301-04-093549 문정현(평화대행진)
* 스카이 공동행동 생명평화대행진 카페:http://cafe.daum.net/walk4peace

 



연세대학원신문 197호 [원우 에세이] 난에 기고한 글.


*신문 인쇄본에는 다른 사진이 들어갔는데, 온전히 내 실수로 사진 찍은 분을 밝히지 않은 채로, 또 그 분의 허락을 받지 못한 채로 사진이 게재되었다. 인쇄판에 들어간 사진의 저작자에게는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그 분이 어렵게 찍은 사진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내 큰 잘못을 밝혀둔다. 


강정 책들


 


左: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의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 인터뷰 모음집. 사진은 노순택 작가.

右: 고통 속 강정마을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과 호소, 평화를 향한 생각을 담은 책. 


 

 

 

左: 강정을 사랑한 세 작가 김선우, 전석순, 이은선이 함께 짓고 나미나가 그림을 입힌 동화.

右: 강정 할아방 문정현 신부에 대한 평전. 김중미 작가가 쓰고 노순택 작가가 찍은 사진을 곁들였다. 좋은 리뷰 링크를 걸어둔다.


 

 


 

左: 군사 및 안보 문제 전문가 정욱식이 쓴 제주해군기지 비판서. 해군기지 건설의 여러 맥락과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

右: 서재에서 소개한 바 있는(링크) 송강호 박사 이야기. 기독교인들에게 강추.


그 외 강정과 닿아있는 책들.


  

 



그리고 매우매우 중요한 <강정마을 인권침해 조사보고서>(2012.10.4. 발간)

정보 및 다운로드 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