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다녀온 동안 SYNC 13호가 발간되었습니다. 그간 <체르노빌의 봄>과 <핵충이 나타났다> 출간 및 후작업으로 정신이 없어서 소식 전하지 못했네요. 기쁜 마음으로 알려드립니다. SYNC 13호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





격월간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인문만화교양지 SYNC

제13호 발간!! 


 

인문, 역사, 철학, 교양, 시사 분야를 망라하는 국내 유일무이의 만화교양지

다양한 시선과 풍부한 이야기, 주옥같은 지식을 탐하라!

 

 

표지:김성희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인문만화교양지 

 

SYNC

제13호

2013년 2월

판형 4×6배판 | 344쪽 | 가격 10,000원

출판사 (주)이미지프레임/길찾기

ISSN 2233-4343 13

주소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용마2로 3

전화 02-3667-2654 / 팩스 02-3667-2655

싱크블로그 http://blog.naver.com/synctoon

이메일 synctoon@naver.com

편집인 이기진

발행인 원종우

 

이번 호 표지는 <내가 살던 용산>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 참여하고


  


장편으로 <먼지 없는 방>을 작업하신 김성희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책소개 

 

-3년차의 스타트를 끊는 SYNC 제13호는 그다지 요란할 것도 없이 일상적인 떠남과 채움의 한 권이 되었다.

지난 호에서 연재를 완결한 안승희 작가의 <나이테 기행>과 정경아 작가의 <‘위안부’ 리포트2>를 떠나보낸 빈자리를 채워줄 새 연재 작품을 선보인다. 5.18기념재단이 펴낸 장편 만화 <망월>이 그것.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이성재, 변기현 작가가 글과 그림을 맡아 2010년에 출간되었으나, 독자들이 일반 서점에서 접하기에 쉽지 않은 비매품었다. 아직도 깨끗하게 밝혀지지 않은 그 때, 그 어둠 속의 진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 팩션 만화의 수작 <망월>을 이제 SYNC에서 만나보시기 바란다.

-날이 갈수록 튼실해지는 SYNC 칼럼에 또 하나, 라인업이 추가되었다. 바로 <오독(誤讀)의 탄생 :그래픽노블 평론 연작>이다. 우리나라에도 예술성이 뛰어난 서구만화가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는 요즘,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읽기와 비평의 장이라 하겠다.

-이번 호 <독립만화극장>은 싱싱하고 따끈따끈한 2013년도 대학만화 졸업 작품 중에서 발굴해 보았다. 만화잡지의 소명 중의 하나는 끊임없이 가능성 있는 젊은 만화가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 믿는다.

부디 이 계절도 SYNC와 함께,

만화 읽기 좋은, 사색으로 배부른 나날 되시기 바란다.

 

 

목차 

 

연재만화A

● 망월_5‧18기념재단, 김성재, 변기현

● 해빙기_탁영호

●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_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 굿모닝 예루살렘_기 들릴

● 지금도 말할 수 없다_조남준

● 키워드 역사B화 :당신의 소유물, 노예_오지훈

연재만화B

● 빗장열기-보통시민 오씨의 북한체류기_오영진

● 곰선생의 현대문학 명랑 해제-만무방_글 · 이정호/ 그림 · 김경호 :

● 보리 서점_박민선, 선명화 :貪

칼럼

● 김낙호의 코미데올로기 -감시에 대하여_김낙호

● SYNC CRITIC -체르노빌의 봄: 감동마저 부끄러운 감동-우석훈

● 이 만화를 보라 -꽃피는 용산_정경아

● 오독(誤讀)의 탄생 -폴리나_갱

● SYNC만화경

인터뷰 SYNC View

● 르포⨯르포 1_함꼐 삶을 그리는 만화가들_문er

독립만화극장

● 미토콘드리아_이지은




SYNC 만화경



<어깨동무>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창비

2003<십시일반>, 2006<사이시옷>에 이은 7년만의 인권만화이다. 그러고 보니 참여정부 때 두 번이나 나왔던 인권위 만화가 실용정부, 아니,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날 때에야 나오는 건 참 그럴듯하다. 이제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어떠할 것인가. 이런 뭔가 이상한 기대를 가져보며, 책을 구하지 못한 관계로 전작들의 의의와 작가의 면면만을 살펴본다. <십시일반><사이시옷>은 소년만화도 학습만화도 아닌 만화가 수익을 내면서 사회적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이번 <어깨동무>도 그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 하 인권위 지원 가운데 악전고투하며 작업했을 작가들, - 정훈이, 유승하, 박철권, 손문상, 최규석, 김수박, 굽시니스트, 윤필, 조주희, 김성희 - 그들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리고 미리 감사를 표한다.



<핵충이 나타났다>

신종봉 지음길찾기

AF 100, 핵충이 지구를 지배한다. AFAfter Fire로 표기되는 핵전쟁 이후의 연대이다. 이 연대를 연 것이 인간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이 시기의 주인은 핵을 식량으로 하는 이상한 생물(?) 핵충이다. <핵충이 나타났다>의 저자 신종봉은 이성을 지니고 인간만큼이나 게걸스럽게 핵 물질을 탐하는 핵충들의 활동을 그린 SF를 연작만화로 만들어냈다. 특기할 것은 이 작품이 체르노빌 참사 직후에 처음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20여년이 지나 복간된 것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이니, 그야말로 핵충이 인류의 방사능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셈이다.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다시는 핵충이 나타나지 않길 바라며, 바로 그것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추천한다. 함께 출간한 <체르노빌의 봄>(엠마뉘엘 르파주, 길찾기)과 함께 구입하면 판매수익 일부가 탈핵단체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원혜진, 여우고개


한 발 늦었지만, 그리고 지금 꽤나 많은 독자를 만났지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만화의 첫 권이 잔잔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게 어찌나 반가운지. 얼마 전에도 크게 터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쉽고 선명하게 도와주는 책이다. 진지한 사회적 주제를 담은 만화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굿모닝 예루살렘>(기 들릴, 길찾기)과 더불어 이-팔 관계를 섬세하게 읽어낸 만화들이 더욱 많이 읽히길 기대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책들이 역사적인 작업으로 남길 바란다. 분쟁이 종결된 이후에야 가능한 그 일이 속히 오길 기다린다.




<만화책 365>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 학교도서관저널

작년 말에 엄청난 기획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무려 1365일 동안 볼 좋은 만화를 추천한 <만화책 365>가 그것이다. 기획 자체의 중량과 실제 결과물의 무게는 비록 다를지나, 의미 있는 시도임에는 분명하다. 개인이 소장하기에는 책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며, 그 가격을 생각할 때 뒷표지까지 점령하고 내지에 즐비한 광고 페이지들이 꽤나 의아하지만 말이다. ‘어린이·청소년에게 권하는 주제별 좋은 만화책 365의 이름값은 할 만한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김낙호, 박인하 등 한국 만화계의 중요 평론가들이 참여해 글을 보태기도 했다. 원래 어떤 목록을 구성한다는 것은 정치적이면서도 경제적인 행위이다.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가 그랬듯. 하지만 그처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목록이라는 점과 권권마다 짧으나마 교육계 종사가의 만화 이해가 담겨있다는 점은 이 책의 가치를 보여준다. 이 리스트의 좋은 만화들이 널리 읽힘과 동시에, 그에 포함되지 못한 좋은 만화들이 배제되지 않는 만화 세계 구축을 위해 움직이는 일이 뒤따른다면, 이 책은 더 의미있는 작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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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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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봄 핵없는 세상을 위한 탈핵 만화
엠마뉘엘 르파주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대가의 고뇌: 재앙의 현장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이 책 안에 황폐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진 답을 읽고서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체르노빌뿐 아니라, 후쿠시마와 온갖 아픔의 땅을 새로이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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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년 전 오늘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날입니다. 핵폭탄만이 아닌,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되새기게 된 이 날을 앞두고 SYNC를 출간하고 있는 길찾기 출판사에서 〈체르노빌의 봄〉과〈핵충이 나타났다〉를 함께 출간했습니다. 둘 다 좋은 책이지만, 마침 〈빅이슈〉에 〈체르노빌의 봄〉 소개 글을 써둔 것이 있어 먼저 공유합니다. 






후쿠시마 2주기, 체르노빌의 봄이 온다.

 

나는 만화가다. 문화예술을 통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믿는 예술가 동료들과 함께 올 봄에 체르노빌에 가기로 했다.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금은 그곳의 피폭 아동들을 위해 쓰일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반대한다. 위험하니까. 내가 책을 읽어보아도 그곳의 방사능은 위험했고, 위험하며, 위험할 것이 명백하다. 얼마 전부터는 부담감 혹은 두려움 때문인지 손이 마비되어 그림을 그릴 수조차 없다. 가는 걸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어차피 나는 이 프로젝트에 그리 적합한 인물도 아니다. 내가 한 거라고는 핵을 장려하는 그림을 거절한 정도뿐이니까. 하지만 동료들은 보고 듣고 느낀 걸 이야기할 수 있으니 가자고 한다. 그림으로 그리지 못하고 이야기만 해야 한다니. 그래, 나도 진실을 보고 싶다. 위험을 무릅쓰고 보아야 할 어떤 것이 거기 있을 것만 같다. 이런 마음을 먹고 난 후, 손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

 

체르노빌의 봄서두를 1인칭으로 요약해보면 이렇다. 결국 작가 르파주는 20084월에 체르노빌에 갔다. 굳은 손으로라도 그리기 위해 목탄 등 가벼운 그림도구를 많이 챙겨갔지만, 체르노빌에서 그의 손은 거짓말처럼 풀렸다. 그 손으로 그는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렸다.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려야 하는 것들과 그릴 수밖에 없는 것들을. 19864월 이후로 22년 동안 봄을 잃어버린 것으로만 보였던 체르노빌을.



 


그렇게 체르노빌을 담아낸 이 작품이 출간된 게 201211월이니, 무려 4년이 걸린 셈이다. 펼쳐서 그림만 보아도 4년이 걸려 마땅하다는 느낌이 온다. 칸마다에 들어있는 그림 하나하나가 전시회에 걸어도 손색없을 회화 작품이다. 때로는 목탄으로 때로는 수채로 때로는 연필 스케치로 또 페인트로 다양하게 그린 그림들이다. 만화의 본령이라 할 글과 그림의 합류, 칸과 칸의 배치와 조화도 놀라울 정도다. 이 만화를 보는 내내 눈동자는 그림의 한 구석도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머물고 또 움직이게 된다. 그렇게 독자는 르파주와 함께 체르노빌에 간다. 방사능에 피폭당할 위험은 덜었지만, 그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은 공유한 채로다. 그리고 르파주의 눈과 손을 통해 그가 목도한 재앙과 희망을 동시에 보고 느끼고 경험한다.





분명 체르노빌은 머나멀다. 하지만 재앙과 희망을 떠올리는 두 단어가 이 만화에서는 닿아있다. 함께 있기에 진정으로 의미를 토로한다. 게다가 우리는 2년 전 이맘때, 역시 봄에, 작은 바다 건너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접했지 않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조금이나마 안다. 올 봄의 후쿠시마는 3년 전의 후쿠시마와 같지 않을 것임을. 또 안다. 후쿠시마에서 봄을 앗아간 것이 무엇인지를. 따라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체르노빌에 봄이 돌아온 것이 20여년만이라면, 그것은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르파주가 위험을 무릅쓰고 그려낸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아직은 먼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후쿠시마의 봄을 떠올리며, 또 월성과 고리, 밀양에 당연히 와야 할 봄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체르노빌의 봄'을 반가이, 두려움을 안고, 맞이한다.


조익상(@lit_er): er라는 필명으로 인문교양 만화잡지 SYNC에서 만화비평을 절찬리 시도하고 있다만화 추천이 취미이자 특기.






엠마뉘엘 르파주 Emmanuel Lepage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체르노빌의 봄, 길찾기,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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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에 있는 추천의 말씀들을 추려 올려둡니다. 책내 서평들은 빼고, 탈핵의 메시지를 담아 이 책을 권하는 말씀들입니다.



죽은 고향도 고향이고 죽은 땅도 삶의 자리입니다.

꽃도 나무도 흙도 물도 모두가 적으로 변해버린 땅에서,

그럼에도 떠나지 못하고 그럼에도 희망하며 살아가는 체르노빌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비롯해 사랑하고 아끼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버림받고 두려운 존재가 되었습니다만,

그 외롭고 처절한 죽음의 자리에 사는 그들에게도 웃음이 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재앙은 이 시대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외부와 단절되고 격리된 마을과 사람들을 찾아 함께 하며 그려낸 이 책은, 읽는 동안 무척이나 마음 답답하고 아픕니다.

어떻게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쓰고 이리도 무지하고 무책임하고 야만적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 책에서 만나는 체르노빌 사람들과 자연은 말합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고, 뒤틀리고 파괴되고 엉망이 되어버린 삶도 삶이고 죽음을 안고 사는 생명도 생명이라고 말합니다.

그를 통해 여기 멀리 있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핵이라는 악에 맞서 악착같이 싸우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그런 가운데 자신들이 겪는 인류사적 비극과 고통의 의미와 연대하라고 말입니다.

그게 우리가 다 함께 품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입니다.

- 문규현(신부)

 

 

평소 20세기에 자행된 가장 큰 죄악은 아우슈비츠보다 체르노빌이라고 감히 말하곤 한다. 그 체르노빌에 작가가 직접 다녀와 그린 체르노빌의 봄은 핵의 처참함을 우리네 것인 양, 손에 잡히듯 그 결을 고스란히 살려내서 전해준다. “남편을 포옹하는 것은 금지였다. 만질 수도 없었다.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남편도 사랑하는 사람도 아닌 전염성 높은 방사성 물질이에요.”라는 문장을 담은 그림에서는 눈물이 툭 떨어진다. 이처럼 피폭의 처참함을 손에 잡힐 듯 선연하게 고발하면서도, 이 속 깊은 만화는 폐허 속에서 피워내는 삶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찬연하게 그려낸다. 고통스러워서 아프고 아름답기에 더 아프다.


-박총(생태주의 대중신학자)


 

체르노빌을 방문한 프랑스의 예술가들은 죽음의 공포와 함께 삶을 발견합니다. 여전히 곳곳에서 높게 검출되는 방사능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체르노빌의 봄은 슬프고도 아름답습니다. 만약 체르노빌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게 만듭니다. 그랬다면 체르노빌의 삶과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을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공포만 없었더라면. 그래서 우리는 체르노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체르노빌의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체르노빌의 봄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우리의 삶을 지키고, 이 땅이 생명의 땅으로 남으려면 원전을 하루빨리 폐기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무려 23개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는 한국이 2의 체르노빌이 되지 않도록 양심 있는 시민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 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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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4주기 추모콘서트이면서 동시에 만화 '꽃피는 용산' 발간 기념 북콘서트였어요.




사진을 중심으로 간략히 풍경과 느낌을 전해볼게요.



퇴근하자마자 과천에서 추모콘서트가 열리는 인사동 조계사로 날아갔습니다. 도착하니 사, 사랑하는 허클베리핀이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요. 




오래전부터 용산과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해온 벗답게 노래하고 이야기합니다. 고마워요. 허클베리핀 :) (마치고선 현장에서 허클베리핀 앨범을 구입했지요. 홍홍.)



바로 요거 ↓



그리고 이어진 순서는 '두 개의 문'의 연분홍치마가 제작한 영상이었습니다. 용산의 과거와 지금을 담아낸 화면에, 흐느끼는 울음소리까지, 눈물을 쏙 빼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상 끝나고 진행하러 올라온 김미화 씨가 눈물 때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리고 남일당 터와 그 주변은 4년째 공터로 주차장으로 남아있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요?




이어진 순서는 '꽃피는 용산' 저자이자 용산 철거민인 김재호 작가님의 낭독입니다.




'꽃피는 용산'은 딸에게 보낸 400통의 그림편지를 모은 책입니다. 어린 따님에게 편지를 길게 써보내면 지쳐서 안읽는다기에 감옥 속에서 그림편지를 그려서 보냈대요. 서울구치소에선 색깔펜을 구할 수 있어서 컬러까지 입히셨다고. 만화라는 매체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됩니다.




패널로 크게 게시한 꽃피는 용산 페이지. 감옥에서 아마추어가 그린 거란 걸 감안해야 해요. 그리고 그림 실력이 뒤로 갈수록 늡니다. 윌취월장!




낯익은 우리 고전 카툰 느낌이 살짝 나지요?



책을 들고 수줍게 포즈를 취하신 작가님.




김재호 작가님과 싱크의 페친-트친님을 함께 찰칵! 이제 표정이 조금 자연스러워지셨어요.ㅋ





감옥 안의 아빠와, 세상에 홀로 남겨진 딸을 이어준 만화!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두텁고 깊은 만화입니다. 찬찬히 들여다 보아야겠어요.







용산 만화와 그림


  

  





용산 책


  

  


http://youtu.be/6WKP6wO4QBI


[용산참사 4주기 특집] '딸바보' 테러리스트

"3년 9개월 간 김재호씨가 감옥에서 열중한 일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쓰기였습니다. 가석된 후 그가 썼던 수백통의 편지는 1월17일 한 권의 만화책으로 출간됐습니다. 평소 그림 그리기가 취미였던 그는 초등학생이었던 딸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어 만화로 된 편지를 보냈더랬습니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두 가지입니다. 경찰과 검찰, 판사, 일부 언론, 일부 정치세력은 그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습니다. 1984년부터 그와 함께 용산에서 장사를 하고 이웃으로 지내고 함께 밥을 먹어온 사람들은 그를 '딸바보'라고 불렀습니다. 상반된 두 별칭 중 어느 것이 더 어울리는지, 시청자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오."



SYNC 페이스북 계정 에 올린 사진과 글을 정리했습니다.

링크를 눌러 들어간 페이지에서 '좋아요'를 누르시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ync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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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옮겨둡니다. 개인적인 글인데도 toon_sync로 발행한 건 내용 가운데 만화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부분, 좋은 작품들 등 읽어보실만한 게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SYNC와 길찾기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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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 나와 만화, 세계 그리고 SYNC



제가 격월간 만화잡지 SYNC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1년 가을이었어요. 친한 연구자 형의 소개로 만화 평론을 기고하기로 했지요. 당시 저는 2011년 중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를 읽고서 약간은 뒤늦게 만화와 웹툰의 가능성에 고무되어 있던 차였습니다.


대부분 그렇듯 저도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무척이나 즐겨 보았습니다. 어른이 되고서는 '십시일반'이나 '아기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최규석) 같은 만화를 통해 만화가 사회적인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도 꽤 일찍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지한 만화와 그냥 즐기는 만화의 거리가 매우 멀고 이런 작품들을 보는 독자층도 각각 다르다는 착각도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신과 함께'를 비롯한 몇몇 웹툰을 통해 이런 착각에서 깨어났습니다. 특히 댓글들을 보며, 만화를 통해 약자의 정서를 공유하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사유하는 경험이 독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런 독자들 앞에서 진지한 만화와 즐기는 만화는 따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구분 없이 진지한 주제를 즐기듯이 읽되, 감성적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그래서 SYNC의 SYNC CRITIC 난에 기고한 첫 글에서는 '신과 함께'를 다루었습니다. 문제의식을 다 담아내진 못했지만 이기진 편집장님이 제 글을 좋게 봐 주셨어요. 그리고 그 후부터 SYNC CRITIC의 고정필진 대우(?)를 받으며 글을 이어갔습니다. (제 글은 여기에서 다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학위논문을 쓰고 있던 시기였지만 논문보다 이런 글쓰기가 재미있었단 걸 고백합니다. 하지만 국문학과에서 문학과 매체(media)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글을 쓰지도 못했을 거에요. 문학과 만화에는 공통점이 적지 않고, 그 시장-공론장-텍스트의 요소들(역사, 사회, 독자, 작가, 작품 등등)을 사유하는 데 있어 문학 연구와 평론에서 이미 있었던 것들을 비판적으로 차용할 여지도 많거든요. 그때부터 문학을 베이스로 하는 만화평론가로 활동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물론 만화 고유의 특성에 대한 이론적 공부도 틈틈이 해나갔습니다. 좋은 작품을 찾아 인터넷과 서점을 헤매기도 했고요. 때마침 대학원 후배가 뉴미디어 팬덤 현상 연구(김다혜, '미디어 팬 소설의 문화상품 활용 방식과 기술적 생산 수단에 대한 연구: 영화 "인셉션"을 중심으로')로 석사 논문을 썼기에 만화(웹툰)로도 못할 게 뭔가 하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지요. 그래도 꽤 많이 썼던 논문이라 크리스마스 논문을 계속 쓰고 박사과정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만화 연구를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관심은 만화밭에 가있었기에 크리스마스 논문은 아주아주 천천히 업데이트되었지요. 

여튼 그렇게 논문을 써야 할 기간 동안 만화 공부와 글쓰기에 더 집중하며 활동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 삶에 충격적이고도 깊은 영향을 미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제주도 강정 구럼비 발파였지요. 전부터 소식을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발파가 있던 당일에야 처음 강정을 찾아갔습니다. 여자친구와 당시 교회 분들과 함께 목격한 강정은 너무나 슬펐습니다. 하지만 강정 사람들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힘찼습니다. 그 불굴의 의기에 감동받고,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히는 국가-자본의 합동 공사에 치를 떨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만화 글에는 강정의 흔적이 깊이 새겨졌지요. 논문에는 더 집중하지 못했지만, 연구자-비평가로서의 사유는 경험과 함께 더 뻗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SYNC를 출간하는 출판사 '길찾기'가 강정 마을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SYNC에 대한 제 애정도 커져갔어요. 이기진 편집장님은 강정마을과 너무도 닮은 일본 산리즈카 마을을 다룬 '우리마을 이야기'(오제 아키라, 길찾기)를 번역하기도 했으니, 저로서는 SYNC를 사랑하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그 후론 제가 SYNC에서 막 일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편집위원이 되어 SYNC와 우리마을 이야기 등의 좋은 만화들을 더 많이 읽히게 만들고자 기획도 내놓았습니다. 주호민 작가와 윤필 작가를 만난 바 있는 SYNC_VIEW(만화계 인터뷰)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던 마음과 잘 알려진 작가분들을 통해 SYNC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하려는 마음의 결합이었습니다. 나아가 SYNC가 문학계의 '창비'나 '문학과사회'만큼은 못되어도 '리얼리스트'만큼만이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맘으로 잡지 활동에 더 깊이 빠져들었어요.

 



결국 작년 말 논문이 통과되었고, 마침 길찾기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왔습니다.


사실 지금부터가 본론이지만, 앞서 맥락을 소개한 만큼 서론보다 짧게 본론을 써 볼게요. 이것이 '기쁜' 이유는 맥락을 통해 쉽게 짚어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잡지를 펴내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거고, 제가 좋아하는 만화를 잔뜩 보며 만화계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 기쁘지 않을 리 만무합니다.

'약간 걱정되는' 이유 역시 맥락 속에 힌트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저는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같이 공부한 동료들이 염려를 많이 하셨어요. 번역이나 강의 등 공부와 직결되는 일이 아니고 회사를 다니는 일은 공부에 득이 될 리가 없다는 조언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길찾기에서 맡은 직무가 편집이나 출판기획이 아니라 SYNC와 SYNC의 지향을 담은 단행본들('색깔있는 책'이라는 브랜드를 입히려 합니다)을 널리 알리는, 즉 홍보하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뛰어다니며 책 장사하는 일 같은 인상도 있어요. ^^;

저도 걱정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공부 시간이 줄어들 것도 그렇지만, 제가 일을 잘 못할까봐 더 걱정입니다. 제 학부 시절 전공(언론정보학/영문)이 관련분야를 다루고 있고 제 학부 선후배들이 PR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긴 하지만, 정작 저는 당시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고 관련 분야에서 활동한 적도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자본주의에 반대하며 적게 벌고 적게 쓰던 제가,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 물건을 파는 상황에 처하다니요. 허허.

하지만 제가 SYNC와 색깔있는 책을 팔면, 상품만이 소비되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생각들 - 환경·평화·인권 등 중요한 가치에 대한 진지한 사유, 페미니즘, 자본·국가 등 근대를 구성하는 형식에 대한 대안적이고 비판적인 접근 - 이 함께 전해집니다. 미시적으로는 억눌린 자들의 삶, 소외된 목소리가 이야기가 되어 전해집니다. 또 이런 깊은 주제를 만화 속에 잘 담아내려고 고뇌한 창작자의 노고가 독자를 만납니다. 이것이 어디까지 가능하고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는 아직 더 공부하고 겪어봐야겠지만, 저는 여기에 문학도로서 희망을 겁니다.

또 일 자체가 공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가 제게 원하는 건 단순히 책을 파는 것만이 아니에요. SYNC에 연재되었고 곧 출간될 '봄! 봄! 봄!'(탁영호)는 4.19 혁명을 다루고 있는데요, 저는 이 작품을 알리기 위해 유가족들과 만나고 민족문제연구소 등과 교류하게 될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환경을 다룬 작품을 발표할 때는 제가 당적을 두고 있는 녹색당과 연대하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같은 좋은 잡지나 탈핵연대 같은 단체와도 교류하게 되겠지요.

 



이런 재미난 일을 전업활동가보다 약간이나마 더 많은 돈을 받으며 할 수 있다니요! 게다가 주 3일만 일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잘 해야겠지만요.



여러분의 응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물론 비판과 질책도 환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기로 결정하며 '약간 걱정'했던 데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강정입니다. 강정에는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데, 이제 일을 시작하면 공부할 때보다 운신이 자유롭지 못해서 자주 가지 못하게 될 테니까요. 거기서 고생하는 제 친구들이 눈에 밟히지만, 저는 이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일하면서 강정의 목소리를 퍼지게 하는 게, 공사장 문 앞에서 레미콘을 막는 일보다 제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레미콘을 막는 일은 정말 중요하고도 힘든 일입니다. 제겐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할 각오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항소한 재판 결과(벌금 400만원)에 기가 꺾인 건 아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후방지원을 하겠습니다. SYNC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게 된 강정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가득이지만, 이렇게라도 제 마음을 전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여러분이 SYNC와 길찾기 출판사를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페이스북 링크 길찾기에서 색깔있는 책으로 분류될 단행본은 다음과 같아요. 훑어보시고 좋아하는 책이 있으시다면 저도 응원해 주시고 SYNC와 길찾기도 응원해 주세요.) 링크로 걸린 페이지에 대한 '좋아요'는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출간될 책들 소식을 여러분이 받아보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탁드립니다. 아,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ㅋ 여러분께 개인적으로 정기구독을 부탁드리거나 하는 보험회사 직원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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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의 좋은 만화들


- 박희정, '당신, 그렇게 까칠해서 직장생활 하겠어?

           - 모두가 함께 읽는 성희롱 이야기'

- 기 들릴, '굿모닝 예루살렘'


 



- 오제 아키라, '우리마을 이야기'



- 윤필, '야옹이와 흰둥이'




- 김경호, 이정호, 곰선생의 고만해- 고전문학 만화 해제 

/ 현명해 - 현대문학 명작 해제


 



- 전정식, 피부색깔=꿀색 - 한 해외 입양인의 이야기

- 이정익, 나는 조용히 미치고 있다 - 만화로 보는 한국현대인권사

 

  



- 문흥미, 원혜진, 장차현실, 손문상, 정혜용, 신영희, 난나, 정광숙, 권범철; 이어달리기

- 이두호, 최규석 등, 아미띠에 -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만화단편집

- 정경아, 위안부 리포트 1 - 나는 고발한다

  



- 오영진, 남쪽손님 / 빗장열기 - 보통시민오씨의 548일 북한체류기


 



- 최규석,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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