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시간이 항상 훌쩍 잘도 지나간다. 토요일에는 일어나보니 오후 1시였고, 점심을 먹고 '김과장' 재방송을 보려고 (2시부터 했다 항상) TV를 켰는데 20회 재방송을 하고 있어서 잠시 멍했다. 이건 뭐지? 내가 잠을 너무 잤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야구 개막전 중계때문에 시간이 변경되었다. 덕분에 요 몇번의 주말동안 토요일의 나침반이 흐트러졌다. 항상 토요일 2~4시까지 김과장 재방송을 쭉 연달아 보는걸로 뭔가 주말입니다. 라는 느낌이었는데 어정쩡하게 되어 버렸다. 툴툴거리며 20회 재방송을 보고 19회부터 다시 봐야겠다고 곱씹으며 아버지 심부름을 다녀왔다.

 

 

아버지를 모시고 차를 몰고 가는데 킨텍스 근처 도로가 거의 난장판이다. 알고보니 모터쇼를 시작한 첫번째 주말이었다. 그때부터 내가 왜 킨텐스IC로 자유로를 타려고 했을까라는 자괴감이 들기 시작한다. 그 많은 진출로 중에서 왜 난 평소에는 있는지 조차 몰랐던 여길 이용해서 이 난리통 속에 차를 몰고 들어온걸까. 어찌어찌 겨우겨우 자유로로 나가서 볼일을 보고 들어오니 1시간이나 지나갔다. 이렇게 어영부영 하다보니 토요일이 그냥 통으로 사라져버린 느낌이었다랄까. 아 허무해.

 

 

뭐랄까 언제부터인가 주말은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은 나날의 연속이다. 평일에 못한 일을 해야 하고, 연락하지 못한 사람과도 만나야 하고, 부모님이 부탁하는 일을 해야한다. 평일에는 주말을 기다리며 주말만 오면 좋을 것 처럼 하루하루 살지만, 정작 주말이 되면 주말에는 밀린 일을 해야한다며 이리저리 정신없다가, 정신차리고 나면 일요일 저녁 10시인 일상이 몇달 째이다.

 

 

주말은 내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걸까. 휴가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보장되는 것처럼, 주말도 하루쯤은, 몇시간 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있는 날이면 좋을텐데 말이다. 그러면 책도 읽고 산책도 많이 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텐데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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