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을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출근을 하기는 하는데, 어제와는 다른 이 엄청나게 줄어든 듯한 차는 뭘까.라는 생각. 그리고보니 오늘은 목요일이며 동시에 화이트데이다. 목요일이면 경험적으로 거리에 차는 줄어들고 버스안에 사람들도 조금 한산해지며 2%즘은 느슨해진다. 단적으로 목요일에는 항상 타는 버스보다 5~10분은 늦은 버스를 타도 지각할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만큼 목요일은 거리게 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걸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보니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느끼는건, 요일별 사람들이 살아가는 긴장감의 미묘한 변화이다. 학생시절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는 잘 몰랐던 사실인데, 회사를 다니면서 자율 출퇴근이 아닌 정해진 시간에 생활을 하다보니 느끼는 리듬이랄까. 월요병의 여파인지, 월요일에 꽉 막히는걸로 혹은 버스 안에 사람들의 열기로 정점을 찍고 수요일까지는 꽤 강하게 그 긴장에 매여있다가 목요일부터 비로소 사람들이 한 숨 돌리는게 느껴진다.목요일 버스안 풍경은 '아효, 이제 8부 능선을 넘었다'라는 기분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월요일 아침 버스 안에서 조는 사람의 표정과 목요일 그의 표정은 분명히 다를거다. 아니, 일단 나는 확실하게 다르다. 이게 금요일이 되면 너무 많이 능선을 넘어서 곧 흐물흐물 해질 것 같은데, 딱 목요일 아침 버스는 내게는 한 숨 돌린 직장인의 표정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목요일 즈음이 되면 버스에서 눈을 감고 한 숨 돌리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거다. 아 목요일이구나. 아 회의자료 써야 하는구나. 아 토요일이 되어 간다. 이런 기분.
그나저나 오늘은 화이트 데이인데,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 출근길에 미치는 영향은 참 가늠하기가 어렵다. 명절 전날 출근길에는 도로에 차가 확실히 줄어들지만 - 왜 줄어들지? - 퇴근길에는 전쟁통이 따로 없다. 출근길에 온 차가 나가는게 아닌가보다. 이런 걸 보면. 크리스마스 이브 같은 날에는 다소 출근길에도 차에 큰 변화가 없이 다들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듯 하고. 오늘 같은 화이트데이는 퇴근하고 당장 데이트를 해야하니 꼭 차가 필요해서 자가용을 가지고 나올 듯 한데, 차는 별로 막히지 않는다. 역시 난 출퇴근 운전자가 아닌가보다. 이런 예측이 안되는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