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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결혼식이 있었다. 사실은 회사 결혼식만 매달 적어도 1번씩은 있는 요즘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는 나이가 28~33 사이의 미혼 남녀들이 많은 탓인지 유독 결혼식이 많다.
올해만 2월부터 계속 결혼식이 하나씩은 있는듯 한데, 결혼식에 갈 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결혼식에서 내가 가장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대목은 이 부분이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평생 이 사람만을 아끼고 사랑하겠느냐
사실 요즘은 이렇게 묻지도 않지만은 이 질문을 들으면 이상하게 난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물론 지금까지 어떤 결혼식에서고, 그렇게는 못하겠다, 라고 대답하는 신랑신부를 만난 적도 없지만은 항상 내가 다 긴장이 되는건 왜인지 모르겠다. 결혼은 가장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보험을 드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저 질문은 항상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서로 평생토록 아끼고 사랑하겠냐는 질문에 저렇게 망설이지 않고 - 결혼식장에서는 망설이지 않는 듯 하다.다른 곳에서는 모르겠지만- 대답하는 그들의 모습은 항상 나에게 경의로움까지 주곤 한다. 저 질문에 대답을 저렇게 망설이지 않고 할 수 있구나.
어떤 사랑을 하면, 그 사람과 적어도 그 순간에는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난 상상 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대답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그들이 분명 그런 간절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평생을 서로를 책임질 각오를 하고 결혼을 하는거겠지. 마냥 행복하지만도 않을거고 저 사람의 짐까지 내가 나누어 져야 하는 건데 쉽지만은 않겠지. 그래서 난 그 무게감 떄문에 결혼을 하는 사람은 항상 나보다 더 용기있는 자들이라 박수를 많이많이 쳐주고 많이 행복을 빌어주곤 한다. 용감한 사람들이니까.
결혼식을 보고 오면 꼭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했던 영화 [My Best Friend's Wedding]에서 나왔던 이 노래를 다시 듣곤 한다. 개인적으로 결혼과 동성 친구에 대한 여자들의 판타지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 때문인지 피식거리면서 영화를 보지만 이 노래가 나오는 이 장면만큼은 정말 '으아, 정말 멋지다'라고 중얼거릴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이런 노래를 이런 장면에 넣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