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내 손에서 길게 떠난 적이 없다. 왠만하면 항상 같이 읽는 책 중에 - 난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 편이다 - 한 권은 꼭 들어있으니까 사실은 1년 내내 읽고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게 총 권수가 15권인데 잘 읽으면 1년에 한 시리즈를 한번 쭉 읽는거다. 그리고보니 정말 잘도 열심히 꾸준히 난 이 시리즈를 읽고 있구나 싶다.

 

 

 

 

 

 

 

 

이번 회차(?)는 작년 겨울부터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 어제 막 5권이 끝났다. 5권의 제목이 [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하)] 이다. 제목을 보면 당연히 4권도 카이사르 이야기라는걸 알 수 있겠지. 항상 난 4권과 5권을 읽을 때마다 이버에는 카이사르의 위대함(?)에 대한 엄청난 작가의 경탄에 내가 공감해야 하는데, 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책을 읽으면 그는 정말 매력적인 인간이기는 한데, 어떤 부분에서 천재적인거지 라고 물음표를 띄우게 된다. 마치,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났을 때, 어디에서 박수를 쳐야하지 라고 물음표를 얼굴에 띄우는 것처럼.

 

시오노 나나미의 출간된 모든 책을 읽어 본 - 고등학교 적 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아 그리고보니 제일 처음 읽은 책은 [바다의 도시 이야기]였을 거다 - 입장에 시오노 나나미라는 사람이 인정(?)라는 인간이라는게 어떤 사람인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꼴사납지 않은 매력남이라고 해야하나. 그녀의 책들을 쭉 읽어보고 인물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면 그 인간이 악한지 선한지는 그녀의 평가 기준에서 저 멀리 던져져 있다. 체사레 보르자를 보고 카이사르를 보면 명확하다. 그녀의 남자관(?)을.

 

시오노 나나미가 서술하는 카이사르는 능력은 말할 나위 없는 사나이이다. 출중한 전략가이고 - 물론 전쟁과 정치 모두에서, 전쟁과 전투 모두에서 승리할 줄 아는 남자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도 굉장히 잘 감지해서 그가 대중을 향해 사용한 언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기막힌 능력만 있어도 좋은데 성격까지 호탕하다. 쾌남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런 남자에게 쓰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니까. 평생 많은 애인을 두었지만 그로 인해 문제가 벌어진 적은 없었고, 젊은 시절에는 산더미 같이 지고도 빛에 짓눌리지 않을 수 있었던 - 오히려 끌려 다닌건 채무자가 아닌가. 만화 같은 일이다 - 카이사르 라는 인간 매력에 풍덩 빠졌다랄까?  

내가 석방한 사람들이 다시 나에게 칼을 들이 댄다 해도, 그런 일로 마음을 어지럽히고 싶지 않소. 내가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오.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로마인이야기 5 율리우스 카이사르(하)

 

사실 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저 구절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저 한 구절을 읽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게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멋진 점은 어떤 말로도 깍아 내릴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는 점이다. 빠른 변화와 적응을 강요받는 이런 때에, 매일이 고민의 연속인 이런 때에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산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난 별로 만나 본 적이 없다. 물론 나도 저런 확신을 가지고 살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 난 시오노 나나미의 홀딱 반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가 정말 매력적인 인간이라는건 인정할 수 있다.

 

오늘도, 작년처럼 저 몇 줄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