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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비교적 폭넓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나같은 편협한 인간이 조금이라도 덜 편협해지는건 가리지 말고 다양한 분야와 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읽는 책이 너무 범위가 넓다고 놀래지만 사실 딱히 싫어하는 분야가 없는 이상 별로 어렵지 않다. 그냥 읽으면 되는게 아닌가.
하지만 물론 나도 사람이라 손이 선뜻 가지 않는 부분은 분명 있다. 정말 특별한 이유 - 학생 시절에는 레포트를 쓴다던지 - 가 아니면 경영책이나 자기개발서로 분류되는 책에는 정말 손을 대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난 책을 읽어서 나를 개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난 책을 그런 이유로 읽고 싶지는 않다. 그런 내가 읽는 것도 부족해서 무려 구입을 한 첫 책이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이 책은 내게 그래서 조금 특별하다.
한마디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나의 욕망을 어떻게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말하는 책이다 . 당연하지만 이런 류의 방법론에 대한 책은 매일매일 트럭으로 실어 나를만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왜 유독 이 책만이 이렇게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걸까. (아마 내가 알 정도면 이 분야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맞을거다), 다른 방법론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 이를태면 이것만 알면 협상가가 혹은 심리의 설득학 이런 류의 책 말이다-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은 굉장히 심플한 방법론을 제기하고 있는게 인상적이다. 특히 실례가 많아서 '에이 이정도는 나도 하겠다'싶은 부분이 꽤 많다.
그리고보니 협상이나 설득의 기술은 통상 심리학을 이용해서 이런 방법으로 사람을 설득해봐!라고 말하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는 쉬운 방법을 잊지 말고 사용하라고 가르친다. 저자가 협상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은 설득보다는 협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단 설득이라고 하면 논리적인 면을 다듬어서 상대방을 납득시켜야 한다. 하지만 협상은 논리로 상대를 납득시키는게 전부가 아니라 그 외에 다른 요소들이 그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아랴 한다는게 핵심이다. 상대방의 상태를 관찰하고 감정을 이해해야 하고, 그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줘야 하고, 모두가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기준을 상기시켜야 하고.
그래서 생각해보면 특별할게 없는 방법론인듯 한데, 책에 나온 실례를 읽고 있으면 말이 되는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난 이 책이 재미없다. 별로 실용성도 없어 보이고 내게는 이 책을 읽어서 타인과 협상을 할 일도 별반 없을 듯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책을 목적의식을 가지고 읽는다면 분명하게 원하는 만큼을 얻어 낼 거라고는 생각한다. 내가 이 책과 맞지 않는건 이 책의 '출판의도'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일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