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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10월의 노래(?) 이런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는 글을 트위터에 썼던거 같다. 아, 아마 이 즈음에 어울리는 노래를 물어봤던 것 같다. 내가 그 트윗을 쓴건 집으로 들어가고 있던 밤 11시 즈음이었고, 그 때 영국에 (그렇다 무려 영국이다) 사는 친구에게 답변이 날아오더라. 이야기는 9월, 10월의 노래 등등 흘러갔는데 친구와 한창 답장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생각해보니 이 즈음의 노래라는건 꽤 재미난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난 9월 30일이 되면 Greenday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를 하루 종일 듣는다. 어느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되고나서 항상 9월이면 끊임없이 듣는 가을 노래이기는 하지만 정말 이 노래는 9월 30일을 위한 노래라고 밖에 할수가 없다. 틀림없이 난 9월 30일이 되면 해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을거다. 불확실한 일상에서 장담하고 확신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사실이랄까.  이런 이야기를 하니 친구가 10월의 노래를 다그친다. 10월의 노래는 머가 좋느냐며. 곰곰히 생각하는데 친구의 답변이 왔다. [when October goes] 란다. 냉큼 노래를 찾아서 듣는데 이럴수가 좋은데. 그렇게 계속 주거니 받거니 하며 1월의 노래까지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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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는데, 정류장에서 집까지는 노래가 4곡이면 되고, 집 앞에서 1곡을 더 듣는다.
그리고 집에서 회사까지는 노래 10곡이 지나간다.  

다음에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흘러가는 음악 곡 수를 세어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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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하는 운동은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독이야기를 하자면, 몇일전에 커피원두가 한번 정도 내려 먹을 양 밖에 남지 않은걸 발견했다. 이런 새로 사들이지 않으면 다음 커피가 마지막 커피라고 생각하니 당장 내일 퇴근길에는 원두를 사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아주 조금 -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아주 약간 - 귀찮음을 느꼈다.

아마 [상실의 시대]에 와타나베 였다고 생각하는데, 와타나베는 담배도 태우지 않는다고 했던거 같은데, 아마 미도리와의 대화에서 나온 말이었던거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중독되서 한 밤중에 담배를 사러 나가야 하는 상황이 싫어서 끊었다고 말했지 싶다. 사실 이미 나가야 하는 상황의 불편함과 귀찮음을 인식하고 있는거 자체가 아직 중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꽤 그 장면에서 공감을 했던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그 언저리에 서 있는 모양이다.

각설하고, 한밤중에 원두를 사러 뛰어나가지는 않으니까,
아직은 야밤에 달리러 나가지는 않으니까, 괜찮다고 위안해본다.  
아 그리고보니 그렇게 되면 나도 끊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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