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으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지난 주에 기말고사가 끝나 적어도 두달은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 - 부럽다 - 으로 살아갈 수 있다. 아무튼 방학을 맞아 집으로 올라온 친구 덕분에 평일 야밤 혹은 일요일 오후에 만나서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헤어지던 날들은 한동안 멀어질 예정이다. 그 동안 너무 회사가 끝나면 부랴부랴 만나서 부랴부랴 헤어져서 조금 미안했는데 이제는 좀 여유가 있게 이야기도 하고 갈 수 있겠다.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보고 나오는 길에 작은 카페를 발견했다. 사람도 좋고, 대학로 까지 나왔는데 프렌차이즈 카페는 별로라는건 마음이 통했는지, 극장을 찾아가는 길에 발견한 카페를 보고는 둘이 마음이 동해서 '꼭 이따 저기에 가자!' 며 마음을 다잡았다.

기분 좋게 뮤지컬을 보고 비가 자박자박 내리기에 우산을 펴들고 자박자박 걸어 카페에 들어갔다. 아 사람도 드문드문 앉아있고, 마침 들어갔는데 10cm의 '아메리카노'가 흘러나오고 있다. 으아, 정말 좋잖아. 카페 창문 자리에 바짝 앉아서 팥빙수와 아메리카로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리필도 저렴하게 하니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카페!

그동안 대학로에 올 때는 좋지 않은 일들 뿐이라 이런 카페에 갈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간이 다행하게도 지나갔다. 그런 힘들었던 순간들이 지나갔으니 이제는 조금 이 곳을 좋아해도 좋지 않을까. 대학로에서도 이쪽은 중심이 아닌데, 중심이 아닌 곳에 이런 장소에 있다는게 더 좋아서 카페에서 계속 해죽해죽 거리면서 커피를 홀짝 거렸다. 창밖은 계속 비가 내리는데, 왜 이리 실내는 평온한건지.

아 이러다가 다니는 장소마다 단골 카페를 만들게 생겼네.
이런걸 왜 이제서야 하는지 모르겠네, 한창 대학 다닐 땐 뭐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