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동기로 입사했던 그녀가 지난 주까지 회사를 나왔다.
그렇다, 그녀를 더 이상 회사에서 볼 수가 없다.

이번 주, 그녀의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그녀의 옆자리서 하얀 김을 내뿜던 가습기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까지 한 회사에 출근하던 이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건 좋든 싫든 애매한 기분을 연출한다. 이 기분의 정체가 뭔지 잘 모르는 상태로, 오늘 또 한 친구가 - 이번에는 후배 - 회사를 그만 둘 계획이라는 말을 들었다. 청천벽력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난 그말을 듣고도 잘도 집에 와서 책을 읽고 내 할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또 번민의 저편에서 난 허우적 거리고 있다.

과연 같은 회사에 출근하던 동료나 후배, 선배가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행위의 의미는 무엇일까. 항간에는 결국 회사는 양화는 더 좋은 근무환경을 찾아 떠나게 되는지라, 남는건 악화 뿐이고, 회사는 결국 그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글을 읽었는데, 이렇게 한명씩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할 때마다 그 말을 생각하곤 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 말이 정말 진리인지. 아니면 이 말 조차 떠나는 사람들의 자기 위안인지, 혹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자기 혐오인지.

난 오늘도 내가 이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정말 이 일을 나이 들어서 계속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 일을 나이 40이 되어서도 할 수 있을까, 그 나이까지 일을 할만큼 내가 이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좋아하는지를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고 있다.


결론은, 그냥 마음이 스산하며, 내가 이 회사에서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난 지금 내 앞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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