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덥고 일요일자 읽은 책도 마무리 되어 상반기 독서를 좀 정리해보겠다 싶어 시작했다.

다시 읽은 책들은 곰곰히 살펴보니 죄다 소설이다. 일단 다시 읽은 책이 있고 새롭게 읽은 책도 있는데 다시 읽은 책이 약간 재미나다. 역시 다시 읽은 책이라고 해야하면 머리맡에 두고 시간 날때마다 읽는 책도 있겠지만 - 이건 완전히 손때묻은 책이다 - 통상은 지금 읽고 있는 책과 같은 작가이거나 이래서 읽게 되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주말에 읽을 책이 똑 떨어지면 거실에서 굴러 다니다가 책장에 - 우리집은 거실에 제일 큰 책장이 있다 - 눈이 닿는대로 꺼내서 읽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작하면, <채링크로스84번지>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의 여파로 다시 읽었는데 솔솔한 재미가 있다. 역시 잘 써진 서간집 소설의 힘은 대단하다. 그런 의미에서 <키다리 아저씨>는 내 영원한 베스트 10. 셜록 홈즈 전집은 회사 동기가 9권 세트로 사들인걸 기념해서 읽었는데 2권 읽다 말았다. 왜 더 이상 셜록 홈즈는 나에게 어린 시절 셜록 홈즈가 아닌걸까. 중간에 이미지가 없는 그림은 <체스, 아내의 불안> 누구에게 추천해도 절대 후회없을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이번에 문학동네 쪽에서 이 책에 다른 단편을 붙여서 낸거 같은데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어떠려나. 아참 내가 읽은건 범우사 문고판.(범우사 문고판은 정말 최고라는)

히라시노 게이치로의 <달>도 다시 읽은 책. <책을 읽는 방법>을 읽고 나서 이왕 이렇게 된거 <일식>을 다시 읽어볼까 했는데, 눈에 먼저 띄인게 <달>이가 읽었다. 세상에 내가 이 책을 예전에 읽고 나서 쓴 글이나 감상을 더듬었는데 완전 다르다. 난 다른 소설을 읽고 생각하고 고민했었는가보다. 이럴수가. 아 그리고 하루키의 수필 <하루키 일상의 여백> 하루키의 수필중에서도 유독 가볍게 - 거의 날아갈 지경이지만 - 쓴 수필인데, 팬인 내 입장에서는 이것도 좋습니다 라고 말하게 싶어진다. <1Q84>3권을 계기로 그의 이야기를 또 많이 읽게 될 듯 하다.
 

 

 

 

  

그리고보니 일본 작가의 책을 꽤 읽었다. 읽으면서 항상 비슷해서 읽을 때마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 별론데'라고 중얼거리게 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무려 2권이나 있다. <성녀의 구제>는 회사 동기에게 빌려 있었고, <동급생>은 교보문고에서 30% 할인하길래 100% 충동적으로 사서 읽었다. 집에 갈때까지 읽을 책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보니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와 만난 첫 책이 <용의자X의 헌실>이기 때문에 이런 변변치 않은 평가를 받는 듯, 음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개미>로 나와 만나 그 이후 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는 것과 같은 듯.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두 작가님.

올 신간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별 2개 반 정도 줄 정도인데, 이 책을 읽고 회사에 계속 '난 낚였어요'이러고 다녔다.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여전히 멋져서 이제 온다 리쿠의 소설 중에 내 취향이 아닌 이야기를 제외하면 거진 읽은 것 같다. 왠지 연극을 보고 싶게 만드는 <초콜릿 코스모스>. 멋진 주인공 - 아버지와 아들이라니! - 이 돋보이고 하나에서 시작한 스토리가 10가지로 전개되는 얼개를 잘 보여준 <코끼리와 귀울음>. 올해의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요네하나 마리. <올가의 반어법>을 시작으로 <프라하의 소녀시대>, <마녀의 한다스>. 이미 이곳에 남아 있지 않은 작가라니 이렇게 아쉬울수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와 요네하라 마리의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감상이 비슷한 듯. '이런 작가가 남긴 소설이 이거 밖에 안되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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