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 시오노 나나미 | 김석희 | 한길사


로마인 이야기를  몇번이나 읽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명확하게 기억나는 사실은 읽을 때마다 했던 감탄했다는 사실이다. 책 내용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데, 감탄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기억한다는 사실이 우습기도 하지만, 분명 구석구석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1년에 한번씩 새로 읽을 때마다 가장 명확하게 기억나는 사실은 바로 그 점이다. 
 


한니발 전쟁은 한마디로 로마라는 새로운 패권국과 기존 강대국인 카르타고 사이에 패권전쟁이었다. 이미 건국된지 600년을 향해 달려가는 로마와 한창 정점에 서있어서 더 이상 나갈 곳이 없던 카르타고의 물러설 수 없는 패권 타툼 말이다. 이 전쟁을 계기로 궁극적으로 로마는 도시국가와 그 연합에서 비로소 하나의 제국으로 나가는 길을 걷게 된다.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될 체계적인 제국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다.


사실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의 주인공은 한니발이다. 로마가 어떻게 세계 제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로마를 그렇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든건 결국 한니발이다. 로마연합의 해체가 이루어져야 로마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그의 식견은 옳았으나, 그의 예상처럼 쉽게 붕괴되지 않은 것이 그에게는 불운이었다. 어쩌면 이는 단순한 불운을 탓할 것이 아니다. 정치적인 동물인 인간에게는 이득을 눈으로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는 방법이 제일이니, 로마가 각 제국에 던져준 이득을 그 동안 연합이 확실히 체험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이 시기까지 로마의 공화정은 위기를 극복하는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시스템임이 증명된다. 평균적인 어쩌면 평균이상의 인재를 끊임없이 배출 할 수 있는 상위 지도층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점을 이후로 로마는 제국으로 나가게 되면서 공화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로마인 이야기 3 : 승자의 혼미>편에서 그 혼란은 극에 달해 전시 상황이 아님에도 시민끼리 죽이고 죽는 내전이 벌어지기도 단다.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볼 점은 과연 정치 시스템은 어떤 요소에 의해 가장 적합하느냐가 결정되느냐는 점이다.


로마라는 도시국가 형태까지는 공화정이라는 과두정 형태의 정치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었다. 시간이 흘러 로마연합이 모두 로마라는 하나의 국가로 형성되고, 그 국가가 제국의 통치를 보이게 되면서 제정의 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내가 2권에서 3권으로 넘어가면서 진정 의문을 갖게 된 점은 공화정에서 궁극적으로 제정으로 넘어가는 그 과정이 역시의 필연적인 과정일까 하는 점이다. 거대해진 국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화정이라는 기존의 방식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한 것이 제정인 것일까.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조직이 거대해 질수록 다수의 합의 - 이 표현도 다소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 와 집단을 기초로 운영되는 방식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일까. 베네치아의 공화정이 로마에 비해 끝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규모의 차이인 것일까.


다소 2권 한니발 전쟁과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들인지도 모르지만 위기의 시대를 현명하게 극복한 공화정이 조직의 약점을 보이게 되는 다음권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더욱 할 수 밖에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