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어느 가족이 안 그렇겠는가 싶지만,
우리 가족은 약을 참 많이 그리고 오래 달고 살았다.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어머니가 주로였고, 동생도 잠깐 1년 정도 함께 했었고,
지금은 아버지와 어머니 정도가 함께이다.

그래서 내게는 어머니가 아버지 약을 챙겨주시는 풍경이,
그리고 어머니가 내게 영양제 같은걸 챙겨주시는 풍경이
참 익숙한 그야말로 소위 일상이라는 풍경이다.

음 그래, 일상.

그런데 참 재미있는건, 가족의 약을 챙기시는 어머니는
정작 당신의 약은 잘 드시지 못한다는거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 먹는 약은 잘 챙기지만, 본인 약을 챙기기는
참 어려운 일이니 그러려니 싶지만. 그게 또 어머니인 것 같아서 항상 그렇다.

요즘은 일주일치 약을 미리 넣어 놓어놓고 요일 별로 확인이 되도록 된 약통이 있다.
꽤 편리한 도구인데, 일요일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 난 어머니 일주일치 약을
저 통안에 하나씩 하나씩 요일별로 채워넣는다.

이런게 나이가 든다는건가 싶기도 하다.
내게 어머니의 약통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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