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인 6색 인터뷰 특강 인터뷰 특강 시리즈 6
금태섭 외 지음, 오지혜 사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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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한겨례에서 내놓은  '6인 6색 시리즈'도 어느덧 제법 쌓였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각에 자극을 받는다. 한때는 상상력, 거짓말,자존심, 배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그들이 올해는 조금 색다른 주제 '화'로 이야기를 풀었다. 사실 이번 주제는 조금 생경한 것이 주제 차제가 다분이 시대를 읽는 코드 이기 때문이다. 국민과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 지배층과 국민 사이에, 국민들 사이에, 사회 속에서 화라는 단어가 없이는 어쩌면 설명이 되지 않는 이 시대에 주제가 '화'라니. 그동안 시의성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다분이 에누른 주제와 그 에누른 주제를 시대와 엮어서 설명하는 연사들에게 감탄을 냈는데 올해는 그런 맛은 좀 적었다. 가림의 미학이 2%정도 부족했다고 해야하나.

 

일단 연사로 보자면  사회 속에서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진중권, 많이 얼굴을 내미는 정재승씨는 화과 뇌에 관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풀었고, 인간이 만들어낸 음식과 자연이 답하는 화에 대한 이야기를 안병수씨가 풀어냈다. 기막힘의 미학이라고 해야하나 김어준씨는 웃으면서 제대로 화내는 법에 대해서, 검사 출신 변호사 금태섭씨는 사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나름 제목만 보아도 시의성이 딱 보이기는 하지만 일단 폭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연사들이 강연내용을 들을 수 있어서 고민을 하기에는 - 항상 이 시리즈가 그렇지만 - 딱 적당한 내용들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간이 만들어 내는 음식과 그 음식이 품고 있는 '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웰빙 바람과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면서 음식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들어본 적 없는 아토피라는 질환이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된지 오래이고, 사람들은 먹거리를 찾아 다시 시골에서 땅에서 나는 먹거리를 찾고 있다. 왜 우리가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은 먹으면 안되는지, 먹거리가 얼마나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에 중요한건지 이토록 생생한 강연은 들어본 적이 없다. 강연자 자체가 과자회사에서 오래도록 연구를 하다가 퇴사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울림이 더욱 큰 것이다. TV에서 단순히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보다 간단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더 깊은 생각거리를 주는건 그의 경험과 체험과 지식이 함께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화를 내면서도 진정으로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항상 한겨례의 '6인 6색 인터뷰'의 연사들은 말한다. 나에게 내 옆 사람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조금만 더 고민을 하고 조금만 더 걱정을 하자고. 세상은 지금 너무나 걱정스럽지만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우리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며, 그 바탕은 바로 지금 이 강연을 듣고 있는 당신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그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그들은 이야기 주제는 항상 변하지만 그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한다. '6인 6색 시리즈' 가 제안하는 2009년 우리 시대의 화두는 '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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