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 나와 동갑이다-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재수도 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가 3학년이 되자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1년 휴학을 하고 재수를 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복학해서 1년을 다니고 취직을 했었다. 그렇게 근 1년을 회사에 다니다가 아니다 싶었는지 퇴사를 하고 독하게 학원을 다니면서 3수를(그렇다 그 나이에 3수였다) 해서 교대에 들어갔다. 아무튼 그 친구가 이 즈음 교대에서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 정책 때문에 전국 교대 학생들이 시위를 한다고 여의도 공원에 왔단다. 덕분에 오늘 회사에서 시험을 보고, 시험 후에는 일을 몰아서 쭉쭉해주고 - 오늘 일본주식 배당이 150개 종목쯤 이었다 - 파김치가 되어서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계속 일이 늦어지면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온 문자 "친구가 별다방에서 일하는데 우연히 만나서 얘기하고 있어"  세상 참 좁다 싶다.


부랴부랴 일을 끝내고 별다방으로 달려가니 카페라데 벤티사이즈 - 기왕이면 아메리카노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 를 들고 열심히 글을 읽고 있다. 고된 몸을 안고 축 늘어져 있는데 항상 별다방에서 보던 사람이 말을 건다. "어, 친구셨어요?' 알고보니 거진 이틀에 한번꼴로 보는 - 가끔은 매일 보기도 한다 - 별다방 직원이 친구의 동창생이었던 것. 아 부끄럽다. 그동안 보였던 모든 추태에 얼굴을 들 수가 없더라. 그야말로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하는 그런 순간이었다. 알고보니 동네까지 비슷하다. 아 정말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세상일이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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