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야근은 토요일 새벽 4시가 되어 끝이 났다. 새벽 4시라니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야근답게 해본 야근이었다. 사실 이 시간보다는 일이 일찍 끝날 줄 알았기 때문에 야근이 끝나고나면 다음주로 예정된 시험공부를 좀 하고 시스템 테스트도 좀 - 결국 회사 잔업이라는 이야기랄까 - 해보고 나서 퇴근을 하려고 했는데 일이 끝난 시간은 새벽 4시 즈음이었다. 새벽 4시 언저리까지 일은 하였으나 어제는 너무 일을 어리버리하게 하여 - 요즘 몸 상태와 관련이 있는듯 하다 - 도저히 월요일에 출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월요일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출근은 해야하니 사는건 다 이런건가 싶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서 옷도 벗지 못하고 - 이런 일은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이다, 최소한 옷은 벗고 씻고는 잔다 - 그대로 바로 취침.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나보니 아침 11시. 아침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시간이다. 가족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지라 - 회사근처에 괜찮은 생선구이집을 발견했다 - 주섬주섬 일어나서 씻고 출발. 처음에는 가지 않겠다는 동생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같이 간다니 나쁘지 않다.
회사 앞에 있는 - 사실 바로 앞에 있는건 아니고 약간 근처라는거다 - 생선구이 집은 왠일로 한산하다. 평소에는 사람이 가득가득 하더니, 아무래도 주말이면 밥에 술 손님이 많지 점심 손님은 적은가보다. 덕분에 여유있고 낙낙하게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람이 없으니 이런저런 길게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좋군. 고른 메뉴는 연어, 삼치, 갈치, 알탕. 전어를 먹고 싶다는 동생은 아쉽지만 전어가 없다는 말에 메뉴를 변경하기도 했다. 괜찮다는 의견과 이 녀석은 부실하다는 의견 속에서 바지런히 점심을 먹고 나니 벌써 1시간이 지나갔다. 가게에서 주는 녹차까지 모두 마시고 일어나니 제법 시간이 흘러 2시.
동생은 학교로 간다고 지하철 역에 내려주고, 나머니 가족들은 집근처 공원에서 가을바람 한껏 맞다가 돌아왔다. 햇살은 따갑고 - 정말 따갑다. 차를 운전해서 가는데 자꾸만 햇볕에 닿는 손을 쓸게 된다 - 바람은 시원해서 정말 좋은 날씨다. 어느 가을 초입 토요일 점심에 관하여. 아 이렇게 일상이 흘러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