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에이미를 처음 만난던건 <A to Z> 였던 것 같다.  
그때 그의 프로필을 읽으면서 꼭 <풍장의 교실>을 읽어보겠다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나름 큰 대학 도서관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책이 없어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난다.
사실 조회를 해보면 책은 있다고 나오는데, 정착 대출이 되지 않았음에도 그 책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슬픈 현실이었다. 아마도 그 책은 누군가에 의해 다른 자리에서 자리를 잃어 버린채로 그렇게 있을 테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때만 해도 이미 그 책은 절판되어 그 어디에서도 - 나름 헌책방까지 뒤져보았지만  - 구할 수 없는 멀고 먼 님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어느 날 도서관 어느 구석에서 우연하게 다른 책을 찾다가 만난거다.
정말 영화처럼. 책은 표지도 다 떨어져가고 속지는 서로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난 지금까지도 그렇게 반가웠던 책은 만난 적이 없다. 내용도 기대 이상이어서 당장에 책을 장기 대여(-_-) 할까도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 민음사에서 <풍장의 교실>복간했다는 소식이 들려서 한자 적어봤다. 

+저...저...저 표지는 도대체 어떤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 만들 수 있는거냐.. 
가네시로 카츠키의 기막힌 표지뒤에 본 표지중에 가장 기막힌 표지 No. 1이다. 

   
  침실에서 들려온 아빠 목소리에 펄쩍 뛸 듯이 놀란 나는, 소리나지 않도록 하면서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책상 위에는 쓰다 만 유서가 있습니다. 내가 죽을 결심을 한 그 시간에, 엄마와 언니는 나를 위해 슈크림을 구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애정이란, 나하고는 다른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울음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만약, 내일 슈크림을 구웠을 때, 내가 없으면 저들은 어떻게 될까요.죽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한 나와는 아무런 관계 없이, 그들의 일상 생활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상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내가 갑자기 거기에서 없어져 버리면, 그렇게 되면 그들의 일상 생활은 성립되지 않게 됩니다. 누군가가 일상 생활을 고의로 흐트러 뜨리는 행위, 그건 바로 반 아이들이 내게 해 온 일과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나는, 가족들한테, 그 가장 혐오해야 할 일을 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야마다 에이미 <풍장(風葬)의 교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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