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메커니즘 - 경제학의 '오래된 미래' 케인스주의를 다시 읽는다
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현 감수 / 지형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경기가 회복의 조짐을 띄고 있다는 의견과 아직은 섯부른 판단이라는 의견 사이에 팽팽한 한국은 요즘 한창 주가가 살아나는 중이다. 미국도 1분기 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의외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요즘은 과연 세계 경제의 불황은 여기가 끝인가 아니면 아직도 더 남았느냐 이다. 미국에서 시작되 전 세계적로 퍼진 불황이 과연 이쯤에서 멈추어줄지, 아니면 아직 바닥이 아닌지 그 누구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게 딱 지금의 상황이다. 

 

케인즈는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 혹은 어떤 경제학에서는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 불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경제학자이다. 경기순환에 의해 일어나는 불황을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시장이 균형을 찾아간다는 고전학파의 견해와는 다르게 불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직접수요를 창출해서 불황을 벗어나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의 시장과 가격에 대한 의견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 하나 있다. 시장의 균형을 믿는 고전학파의  '시장은 장기적으로 균형을 찾는다'라는 말에 케인즈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균형을 찾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인간은 죽는다' 이 얼마나 기막힌 말인가.

 

<불황의 매커니즘>은 불황의 경제학이라는 수식을 달고있는 경제학자 케인즈의 경제학이 현재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고찰했다.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의 경제학자가 불황의 경제학에 대해서 썼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책은 케인즈의 저서인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파트별로 분석해서 가능한 쉽게 전달하고, 그것을 지금까지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잘못 해석했는지, 그리고 케인즈 자신은 무엇을 착각했는지를 설명한다. 이런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오래된 그의 책과 이론이 현재 일본 경제에서 어떻게 적중했는지, 일본 경제가 어디에서 잘못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까지 지적한다. 특히 이 책은 <불황의 매커니즘>이라는 제목에 맞게 케인즈의 이론에 대한 설명을 매우 자세하고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 조차도 한번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케인즈의 책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매우 읽기 쉽게 읽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에 점수를 주고 싶다.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내가 가장 난감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직관적인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케인즈의 경제학을 공부하면서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던 수요부족의 개념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했고, 땅을 파고 다시 매우는 일 뿐이라 할지라도 왜 불황의 시대에는 정부가 나서서 우효수요를 창출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분석해서 논의했다. 모든 경제학 책이 그렇듯 아주 일반인이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약간만 경제학에 대한 기초가 있다면 이 책은 드문드문 더듬어 가며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케인즈의 놀라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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