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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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는 이런게 있었다. '대한민국 정치하는 사람들이 절대 건드리지도 않는게 좋고 건드리고 싶어하지도 않는게 2개가 있는데, 하나는 교육이고 하나는 주택문제다.' 아마 대학생 때 인걸로 기억하는데 솔직히 한번 키득거리면서 웃고 말았다.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역풍에 몰리고, 대책에 새로운 구멍을 만들어 내는 악순환에 시달리는 두 분야. 전혀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정하기에는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제도에 있어서 입시 학원과 '부동산'은 불패 신화의 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 경기침체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떨어진 주택값은 다시 올라갈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아무리 주택값이 폭락하고 그로 인해 경제에 침체가 오더라도 절대 부동산은 지지 않는다. 물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국의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가. 한국에서 부동산은 '살 집'이 아닌 '투기'의 수단이다. 지금 이 글을 쓰도 있는 나로써도 결국 한국에서 돈을 모을 수 있는 길은 부동산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손낙구의 <부동산 계급사회>는 2008년 대한민국의 부동산에 관한 종합보고서이다. 현재만을 분석하지 않고 저 멀리 거슬러 올라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부동산에 관한 데이터 분석에서 시작해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꽤 틀을 갖추고 있다. 물론 다분히 통계적인 면을 강조한 덕분인지 통계자료 앞에서는 그 자료들을 읽느라 지루한 감도 없지않지만 읽고 있다보면 그 자료를 마저도 꽤 재미가 있다. 그러한 데이터 자료를 가지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을 통한 '계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에 관한한 사실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별로 없다. 가장 우리가 지금으로써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부동산 계급사회>에서 일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리고 가장 많은 이들이 대안으로 내놓는 개념인 '택지를 공유화하고 부동산은 주거의 개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이다. 결국 이 사실이 관철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부동산을 통한 부의 세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부동산 계급사회' 역시 지속될 것이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세습을 멈추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요컨데 제도저긍로는 모든 택지를 공유화해서 더이상 땅이 거래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이 집은 '부'의 대상이 아닌 '주거'의 대상이라는 점에 공감을 해야한다.

 

부동산에 관한 악순환 중에 하나는 적어도 대한민국이 절대 다수는 '타워 팰리스'를 좋아하지 않고 그들이 부동산을 통한 부의 세습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타워 팰리스'에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부동산을 통한 계급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아래에 있음을 탓하고 아쉬워하고 윗 계급으로 올라가기를 바랄 뿐, 이 계급 사회 자체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한국의 '부동산 계급사회'가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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