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커 1 - 별을 쫓는 아이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청소년기, 혹은 어릴적 방황이라는 소재에 꽤 약하다. 약하다는 말이 평이 후하다거나, 그런 류의 이야기만 나오면 손이 뻗는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난 그런 류의 방황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고,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거다. 생각해보면 어린 날 큰 방황이 없어서 인가 싶기도 하고, 태생적으로 남의 방황에 공감하기에는 지나치게 건조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별을 찾는 한 아이 이야기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가 있다. 아버지는 안타깝게 2년 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소년에게는 아버지가 서로의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고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소년은 아버지가 자신을 남겨두고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더군다나 인기가 많은 엄마는 죽은 아버지를 두고 새로운 사랑을 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느냔 말이다. 덕분에 소년은 마을에서 이름난 불량배와 어룰리게 되고 한 노부인의 집에 침입(?)을 하게 되는데 노부인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그 집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설 <스타시커>에서 소녀와 소년은 상당히 대칭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눈이 멀고 자폐로 세상을 차단한 소녀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세상에서 자신을 차단한 소년의 모습은 둘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것을 말한다. 더군다나 소년에게는 아버지가 남겨준 음악이 있고, 그 아버지가 남겨준 음악으로 소년과 소년은 소통을 한다. 남들은 하지 못하는 그 소통을 말이다. 소설에서 소년과 소녀는 다른 사람과는 하지 못하는 소통을 서로에게 느끼게 된다. 소년은 소녀에게 안도감을 느끼고, 그녀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소녀는 소년에게 안도감을 느낀다. 이 소설에서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한 천재적 재능을 가진 소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고, 소년과 동시에 소녀가 함께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그린다는 사실이다.

 

결국 아이는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로 돌아온다. 아버지와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는 관계에서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한다. 이 소년에게 자란다는 것, 방황을 끝낸다는 것은 결국 아버지와의 관계를 정리할 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년은 이해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세상 속에서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결코 아버지를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엄마가 아버지를 예전에도 지금도 사랑한다는 말이 진심임을 아이는 깨닫는 것이다. 그렇게 소년은 아이에서 조금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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