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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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어느 국가에게나 해당하는 표현이다. 아마 가까울 수록 사건이 많이 생기고 엉기는 일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묘한 애증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다. 요컨데 우리와 중국, 일본이 가지고 있는 미묘함이랄까. 듣기로는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리고 보면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은 지리적으로 가깝다보니 부딪히는 일도 많고 그렇다 보니 멀게만 느껴지는 그런 상태를 지칭하니 꽤 깔끔하다.

 

<중국사의 수수께끼>는 수수께끼는 아니지만 '중국'을 주제로 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다양한 꼭지를 풀어놓은 책이다. 생각해보면 중고교에서도 서양사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유럽의 역사는 열심히 배우지만, 정작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 대한 역사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중국사는 한국사를 배우면서 비슷한 연대에 어떤 사건이 있었나를 파악하기 위해 단편적으로 배울 뿐이다. 물론 본인이 책을 찾아서 공부한다면 그 이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런 열정을 중국사나 일본사에 쏟는 중고교생이 많을지 의문이다. 덕분에 비로소 대학생이 되서야 역사에 그나마 관심이 있다면 교양수업으로 단편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 중국사와 일본사에 대한 우리내의 관심 수준이다.

 

<중국사의 수수께끼>저자는 '역사는 과거이자 현재'라는 명제를 아주 많이 신경써서 책을 저술한 듯 하다. 예를 들어 이제는 대통령 당선자가 된 이명박씨의 '대운하 공약'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인듯 보이는 중국의 운하에 대한 장이 그러하다. 중국을 거쳐간 많은 나라들이 운하를 꿈꾸었고, 그 운하에 국가의 명운이 좌우지 되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중국처럼 큰 국가였기 때문에 물을 다스릴 줄 아는 자가 그야말로 국운을 잡을 수 있었다. 저자는 묻는다. 과연 한국에서 운하를 만드는 것이 그만한 효

용과 가치가 있을까? 

 

또한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에 대한 부분에서는 유적 발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 너무나 유명한 병마용갱은 발굴 후에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진시황릉은 아직 발굴을 위해 삽도 뜨지 않았다. 그는 가능한 발굴하지 않는 것이 황릉을 보존하는 것이라는 한 지도자의 판단이 진시황릉을 구한 것이라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혹시 석굴암 발굴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진정 유물과 유적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장이다.


중국사에 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건과 관심사 위주로 역사를 선택해서 보여주었다는 점이 <중국사의 수수께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독자들에게는 너무 많은 정보가 아닌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넣고, 그 이야기들이 '지금''한국'에 꽤 유효한 사건들이라는 점에서도 솔솔하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가깝고도 먼 중국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자는 입장에서 보자면, 다소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한 노력은 보이지만 다소 그 깊이 측면에서는 떨어진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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