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기간에 집을 많이 비웠다. 청소를 했다기 보다는 순수하게 물건을 버리는데 집중했다.
근 2주를 쓰레기봉투를 옆에 가져다놓고 매일 비워냈다. 하루에 많이 비우지는 않았다.
매일 오전 2~3시간 즈음 방 가운데 앉아서 오늘은 이 서랍과 요서랍을 비웠다. 어제는 그 옆 서랍을 비웠었다.
그렇게 매일 두어시간 씩 한 2주를 투자하니 굉장히 물건이 사라지고 공간이 많이 생겼다.
어제는 알라딘 서재에 '즐겨찾는서재'를 비웠다. 이걸 디지털디톡스로 부르던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하나씩 들어가서 최신 글이 없고, 더 이상 운영하는 것 같지 않은 서재는 모두 즐겨찾기를 해제했다.
더 이상 가지 않는 곳은 즐겨찾기를 취소하고 정말 들리는 곳만 남겨보기로했다.
의외로 시간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 20분 정도 하고 나니, 남은 즐겨찾기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너무 쓸데없이 많이 즐겨찾기를 등록해놓고 있었던건가 싶어서 잠깐 아찔했다.
그게 아니면 내가 즐겨찾기로 등록해놓았던 그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서재를 운영하지 않는거겠지.
즐겨찾기 하나를 정리했을 뿐인데, 세월의 흐름을 정통으로 느꼈다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