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 - 내 차로 떠난 실크로드&타클라마칸 14,000km
오창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 사막을 꿈꾸고, 여행을 꿈꾼다. 종종 사막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TV전파를 타곤 하는데, 그들에게는 왜 사막을 걷느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그들은 항상 말한다. '사막이 있기 때문에 걷는다'고. 누군가는 죽음, 누군가는 삶에 희망을 보는 사막을 자동차로 지나다닌 사람들의 이야기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


훌륭한 여행기란 뭘까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 간운데 좋은 여행기의 조건은 뭘까를 생각하곤 한다. 여행 과정을 충실하게 정리하면 되는건가? 아니면 여행과정은 잘 생략하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하면 되는건가? 그것도 아니면 둘은 적절하게 잘 배치해야 하는건가? 사람마다 여행기의 기준은 다르다. 여행루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이가 있고, 여행의 감상에 젖고 싶은 이가 있다. 결국 좋은 여행기의 기준은 필요에 따라 나뉘는 것이겠지만, 가능한 정보와 감상이 적절하게 배치된 책이 그 중간쯤은 차지 하지 않을까 싶다.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는 중국을 38박 39일, 근 40일 동안 자동차에 의지해서 실크로드와 죽음의 사막이라는 타클라마칸은 주파하는 놀라운 장정의 기록장이다. 기막힌 사진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여행은 가희 놀랍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코스들이다. 도시를 지나 시골길을 지나 사막을 횡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40일의 여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하다. 


여정 자체에 한번 놀라고 나면 그 다음은 여행의 루트를 꼼꼼히 살펴볼 차례이다. 실크로드&타클라마칸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실크로드와 타클라마칸 사막이다. 실크로드를 더듬어 가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곳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오랜 시간 준비한 여행이니 사전 준비가 꼼꼼했고, 함께 동승한 이들의 지식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을 나열하는 것을 벗어나 그 지역의 '현재'를 보여주고자 한다. 과거 실크로드를 지나는 상인들이 넘나들었던 그곳에는 지금도 그들을 맞이하는 누군가가 살고 있다. 또한 여행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책 구석구석에 들어가 있어서 읽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역시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막을 통과하는 부분이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사막에 대한 동경은 나도 가지고 있었는지 사막을 횡단하는 부분을 읽는 내내 사막의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길을 달리는 그들의 마음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다만,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전제적으로 여행에 대한 조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일주를 하는 여행의 경우에는 각 장마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는지 루트를 지도에 표시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는 독자들이 실크로드에 대한 다소 막연한 루트를 머리 속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배려했어야 한다. 투박하게라고 이 장에서는 어느 지역을 여행하고 있는지를 각 장마다 넣었으면 좀 더 현실감있는 여행이 되고, 좀 더 이해가 잘 되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책을 읽는 내내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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