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설.문학 비평 알베르 카뮈 전집 18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분명히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글을 쓸 수 없는 책이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작가가 있는지도 모른다. 알베르 카뮈는 내게 그런 작가이다. 그의 글은 <이방인>을 시작으로 <시지프 신화>를 거쳐 <최초의 인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게 읽었음에도 그의 글과 그에 대한 글을 쉽게 쓸 수 없다. 책을 읽을 때는 격렬하게 읽지만 막상 언어로 쓰려고 하면 막히는 이 답답함을 난 카뮈에게서 항상 느낀다. 

카뮈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는다
카뮈에 관한한 가장 신뢰하는 번역을 하는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진행되는 책세상 문고의 18번째 책이 나왔다. <스웨덴 연설. 문학 비평>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후 그가 짧막하게 연설한 원고와 당시 문학 비평과 짧막한 인터뉴의 녹취록이 정리되어 있다. 소설이나 희곡과는 다르게 카뮈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산문의 장점이다. 소설과 희곡을 읽으면서 잡힐듯 잡히지 않던 그의 목소리가 이러한 산문을 한권 읽으면 조금은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건 나뿐일까?

'스웨덴 연설'에서는 1957년 그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시기의 문학과 세계와 사람들에 대한 통찰이 엿보인다. 특히 오늘날의 문학과 오늘날의 예술가들에 대한 그의 고민은 꽤나 컸다는 것이 많이 포착된다. 작가는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를 겪는 사람을 위해서 봉사한다(p.11)는 그의 말은 예술가의 시대의식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예술이 국가 권력에 대해 자유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그는 다소 과격할지도 모르지만 떨져 일어나 싸우거나 항복하거나(p.20)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술가의 직무 유기에 대한 이야기와 오늘날 위대한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작품이 더 이상 널리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그의 자조는 꽤 웃음을 짓게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의 당시 고민들의 반영이라고 하지만 2000년대 현재 문학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고민이라는 점이 씁쓸하면서도 재미있다. 

또한 재미있는 부분은 적지만 재미난 인터뷰 녹취 부분이다. 작가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생계문제가 글을 쓰는데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한 때 교사가 되고자 했다는 부분에서는 그와는 다른 견해와 삶을 보여준 미루아먀 겐지가 떠올랐다. 미루아야 겐지는 소설가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 모든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낙향해서 집필활동을 했으니 어쩌면 카뮈와는 조금 다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자신의 현재에 대한 고민은 꽤나 나에게도 그 고민을 하게했다. 

부끄럽지만 이 책에서 어쩌면 내가 공들여 읽은 부분이 김화영 교수가 쓴 해설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문학비평에 대한 부분은 각 문학 작품을 읽어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에 다소 소화하기가 버거웠기 때문이겠지만, 카뮈는 목소리는 꽤나 많은 해설을 참고해서 읽은 셈이다. 다른 책에서도 그렇지만 김화영 교수의 해설은 꽤나 친절해서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이다. 책을 읽고 혼자 머리를 싸매기 보다는 해설을 한번 읽어보면서 카뮈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는데 도움으로 삼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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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2007-09-1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 오늘 오후나 내일 오전중으로 입금할께요.^0^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