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온 덕분에 온 지하철에 우산을 든 사람들 뿐이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요새는 우산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다.
짧은 우산, 거꾸로 접는(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우산, 짧은 우산 등등
우산날개를 말아서 야무지게 고정한 우산, 펼럭펼럭 우산날개가 춤을 추는 우산 등등
퇴근길에 맹렬하게 앞만 보고 걷다가 문득 생각했다.
비오는 날, 그 사람이 가진 섬세함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거구나라고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섬세함과 감수성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산을 사선으로 취고 휘적휘적 걷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거야 말로 최악!)
자신의 앞쪽에서 우산이 흔들리지 않도록 가만히 걷는 사람, 옆쪽에서 우산을 지면과 수직이 되도록 드는 사람등
각자 다양하게 들고 있다. 사람들은 알려나, 그 우산을 드는 모습에서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는걸.
퇴근길 환승통로에는 대장군 칼 마냥 우산을 앞위로 흔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우산을 본인 앞에서 단단히 뒤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분도 있다.
비오는 날 우산을 드는걸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