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보다는 ˝쓸모˝에 방점이 찍힌 책

미적분의 쓸모 - 미래를 예측하는 새로운 언어 ㅣ 쓸모 시리즈 2
한화택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5월

(+) 서평단으로 참여해 읽게 된 책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잘 만든 수학책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이다. 내게는 이 문장은 주장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수학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이 워낙에 평균적으로 많은게 1차 이유이고, 정말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게 2차 이유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고, 수학이 고등학교 시절 '정석'에서 벗어나 흥미를 줄 수 있는지를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보통 이 난제에 대한 해법으로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게, 이 수학이 지금 우리 현실에서 이렇게 사용되고 있어요, 정말 놀랍죠? 라는 설명인데, 이 설명이 정말 괜찮고 적절하면 유용하지만, 때로는 믿도 끝도 없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기도 하다. 이번 [미적분의 쓸모] 가 내게는 다소 이렇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미적분의 쓸모]는 미적분 보다는 "쓸모"에 방점이 아주 많이 기운 책이다. 저자가 수학자가 아니라 기계공학 교수라는걸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알았는데 아마 이 부분 때문이리라. 저자는 미분에 대해서 아주 기초적인 -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게 다시금 등장한다 - 내용을 설명하고,그 미분 혹은 적분이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확장해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어떻게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지, 그리고 어떻학습하는지를 쭉 연결해서 설명하는 2장을 읽고 있으면 맨 처음에 등장한 미분에 본질적인 의미에 보다는 그 미분이 이렇게 활용되고 있다는 감탄을 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미분을 해서 극값을 찾는 방법을 배우고, 문제만 열심히 풀었던 고등학교 시절 미분수업을 넘어서, 어떻게 그 수학도구가 우리의 오늘 현실을 바꾸고 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배울 수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 그래픽의 비약적인 발전, 금융의 영역까지 어떻게 이 분야에 까지 이런 미적분이 활용될까 싶을만큼, 모든 예시가 신기하게 여겨진다는게 읽는 동안의 감상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쓸모"를 화려하게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점이 단점이기도 하다. 나는 "미적분"에 대한 조금은 깊이있는 설명을 듣고, 그 깊이를 이해하고 나서 "쓸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수학적으로 가지는 의미에 먼저 감탄하고, 현실에서 실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더 감탄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미적분의 쓸모]는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미적분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건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건지 다소 어지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 미적분의 어떤 부분에서 이런 쓸모가 도출되는지를 계속 책장을 뒤적거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놀랍고 재미나기도 했지만, 내가 제대로 미적분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 이 책을 서평을 쓰려고 한 세번쯤 읽었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책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를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