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들 - 허용오차 제로를 향한 집요하고 위대한 도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주제를 통사로 훑어나가는 일은 해당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에 추천할만 하다. 사실 난 독자의 입장보다는 저자의 입장에서 이런 류의 책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머리 속에서 안다고 믿고 있는 것과 내용을 글로 풀어내는건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이는데, 해당 소재를 꽤 깊게 연구한 사람이 그 연구과정에서 생성된 식견을 가지고 통사를 제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분야의 발달사를 집필한 책들은 이 부분이 더 극대화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정밀함의 발달사를 다룬 책이다. 정확히 부품간에 아귀가 맞아야만 작동했던 증기기관에서 책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증기기관을 시작으로 대량 생산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산업화 시대의 필수조건이 정확함이라는 건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대량 샌산을 위해 정확하게 부품간에는 호환이 필요하고 정확하게 아귀가 맞아야 했다. 비로소 등장한 '완벽한' 수평의 개념을 등장하면서 정확한 부품이 생산되고 비로소 제조업의 발전이 가능했음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대량 생산의 필요조건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이 책이 재미난건 이 다음장 부터이다. 대량 생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하늘을 하는 비행기에 탑제된 제트엔진, 우주를 들여다 보기 위한 만원경 렌즈, 21세기 모든 운전자와 보행자의 필수품 GPS, 21세기 과학의 정점 반도체를 하나하나 꼽아가며,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현재 어느 정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사실 초반은 다소 지루한 편이다. 아마 19세기 과거의 이야기로 지금은 '정밀'함에도 들 수 없는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동차자 등장하면서부터는 책장이 날개를 단듯 넘어간다. 고진감래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 책은 인간의 정밀함에 대한 집착사라고 해도 좋다. 이 정밀함이 발달했기 때문에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비행기를 띄우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력파를 측정하며 우주의 역사를 탐험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고집이 있고, 집착에 가까울만큼 완벽함을 추구한다. 한없이 작은 부분에 대한 집착이 인간은 더 거대하고 넓은 부분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걸 아이러니라고 해야할까. 18세기 이후, 티끌만한 오차로 용납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었고, 때로 아무 쓸모도 없을 것 같은 부분에 집착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우리는 2020년 현대의 과학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 부분을 이 책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 서평단으로 참여해 읽게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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