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두 얼굴
폴 존슨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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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하면 사회면에 등장하고, 통상 경찰서에서 나오는 모습을 배경으로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 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인터뷰가 나오곤 한다. 본인의 죄 유무와는 상관없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신 것만으로도 죄송하다고 한다. 그래서 공인이라는 사람은 어떤 이들인지, 그리고 그들에게는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한동안 생각한 적이 있다.

[지식인의 두 얼굴]은 너무 유명해서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사람들의 사생활 혹은 그들의 감춰진 모습을 다룬 책이다. 톨스토이, 헤밍웨이, 러셀, 샤를르트, 노엄 촘스키까지 하나같이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인물들이다. 문제는 이 책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그 지식인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혹은 믿었던 사실들은 전부 무엇인가 싶을 정도이다. 톨스토이의 부인은 3대 악처로 이름의 날정도로 톨스토이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걸로 유명하지만, 이 책의 톨스토이를 만나면 분명 그 생각을 재고해야 한다. 톨스토이의 작품 속 여성들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매춘을 하고 있어도 사실 그녀는 성녀와 같은 숭고한 존재로 그려진다. 현실 속 톨스토의 여성관은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매춘부를 찾아다녔고, 자신보다 낮은 계층의 여성을 끊임없이 유혹했다. 그는 여성과 관계를 맺었지만 자신과 관계맺은 여성을 혐오하고 자신의 주변에 있던 부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형적으로 그는 여성을 성녀와 매춘부로 나누어 세상을 인지한 작가였다. 그의 부인도 그 때문에 고통받았던 사람 중 으뜸이다 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이렇다. 하나 같이 납득되지 않고, 들어본 적도 없고, 심지어 이걸 굳이 내가 읽고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책에 등장하는 소위 '사실'이 정말 그런지까지도 의심스럽다. 어디서부터 믿고, 어디서부터 의심해봐야 할지 조차 가늠이 되지 않을만큼 이 책은 내게 너무나 파격적이다. 모든 지식인들의 사생활이 혹은 그들의 인격이 그들의 말하고 다녔던 바나 그들의 성과에 버금가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들도 사람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하나 같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 들 뿐이다. 어디서부터 얼마나 이 책을 믿어야 하는것일까.

이 책을 찬찬히 다시 읽고, 내가 읽어봤던 책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더 이상 [전쟁과 평화], [노인과 바다]가 예전과 같이 읽을수는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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