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들어 오랫동안 페이퍼를 쓴 일이 없다는걸 문득 깨닫고 이래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평소 뭘 주저리주저리 잘 펼쳐 놓는 재주도 없는데 새삼 뭔 걱정인지.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에 이런것도 있으려나?

 

 

2. 언제부턴지 '잊어 먹었어' 라는 말이 핑계의 수준을 넘어서서 당연한; 생활이 되어가고 있다는걸 스스로도 인정하고(난 수애도 아닌데ㅠㅠ) 더 이상은 용서가 안되는 수준에 다다르자 차선책을 선택한게 메모다.

 

일단 내 전용 탁상용 달력에 1년치 기본 행사들을 적어 넣는다. 가족 생일, 친구 생일, 어른들 제사가 제일 기본이고 그 다음이 내가 알바 다니는 사무실의 일 스케줄.

(사무실 일중 제일 굵은 것들은 전 년 말에 다음 해 1년 계획이 발표되니 그건 좋다)

그리고 모니터 위의 탁상 달려에도 생각나는대로 적고 사무실에서 준 1년 계획이 적힌 달력에도 수시로 적는다.

사방에 뭔가를 적어대지만 그렇다고 100% 놓치지 않는다는 장담은 못한다. 그게 또 슬프다.

 

 

3. 1월은 그래도 달력에 빈 공간이 눈에 곧잘 띈다. 올해 1월1일부터 7일까지 1주일은 완전깨끗하다.

둘째주부터 친구 생일이 있고 지난주 목.금 일한 흔적도 있고, 토요일에 지성이랑 본 영화도 기록되어 있다.

내일이랑 모레도 일을 가야하고 기록은 하지 않지만 설 준비로 맘속에 이것저것 계산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내일은 지성이 학교 소집일이고 다음주에 정성이 중학교 배정도 발표된다.

설 다음날이 울 엄니 생신이시니 집안 큰 행사의 첫 시작이다.

나름 바쁜 1월이네..

 

 

4. 작년 12월엔 드럼 강의를 한 번도 못 갔다.

11월 말에 사무실이랑 12월 일정을 의논하다보니 4번의 수요일중 1번밖에 쉬는 날이 없어서 아예 12월 한 달 드럼강의를 취소하고 올해부터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주부터 다시 시작. 오늘도 아침에 다녀 왔는데..

 

 

5. 음.. 뭔가 좀 맘이 불편하다.

내가 배우고 있는 곳은 시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관의 프로그램인데 학기중 오전엔 청소년들이 없으니 성인 강좌가 제법 많다.

그리고 시립이라는 이름답게 수강료도 저렵한것 까지는 좋은데 그게 문제인지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는 경향이 있다.

모든 강의가 그런건 아닌데 드럼 선생님이 평균 1년에 한 번씩 바뀌고 있는 상황.

선생님께 익숙해 질만하면 바뀌고 또 익숙해 질만하면 바뀌고.. -_-;

지금 선생님은 작년 11월에 새로 오셨다.

 

 

6. 이번 선생님은 아직 30도 안 된 뽀송뽀송 총각+_+인데 하여간 뭔가 나랑 궁합이 안 맞고 있다.

이 싯점(만 2년이 지난)에서 뭔가 눈에 확- 띄는 발전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하나라도 배웠다, 라는 느낌이 없으니 이 강의를 계속 들어야 하나 잠깐 접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선생님마다 강의 특성이 있는거고 새로 오신 선생님은 앞 선생님께 배운 것들을 무시한다기 보다 자기의 색깔을 살금살금 요구하시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느낌 내지는 한걸 또 하는 상황이다.

 

이미 1.2월 등록을 해 놓은게 있으니 조금만 더 맞춰보고 조금만 더 고민해 보자구.

 

 

7. 올해 초딩에서 중딩으로 신분의 변화를 맞이하는 정성이는 방학이 참 바빠졌다.

초등학생때는 1주일에 한 번 학습지 선생님이 오셔서 수학이랑 국어를 학습지로만 공부했는데 중학생 대비로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솔직히 시작하기 직전부터;;) 수학 학원엘 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월수금은 영어를 화목토는 수학을 배우고 화요일 낮엔 독서토론수업도 한다.

참 안쓰럽다.

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이 녀석은 환경 적응력이 훌륭한건지 뭘 모르는건지 하여간 이미 바뀐 환경과의 일체화가 완벽에 가깝에 이루어져서 학원 숙제는 물론 틈틈이 티비시청에 만화책에 컴게임은 물로 핸펀게임까지 모든걸 해 내고 있다.

참 부러운 능력이 아닐수 없다 -__-

 

 

8. 작년 11월에 이력서를 냈다가 면접에서 물먹인 모처에서 계약직은 아니고 매일 나와서 알바를 할 수 없냐는 의사타진을 받고는 허허~ 웃어줬다.

물론 말을 꺼내신 직원분은 내가 이력서를 냈었다는 사실을 모르니 아무 거리낌 없이 전화를 하셨겠지만 듣는 내 입장에선 입맛이 무척 썼다는 말씀.

 

일나가는 사무실에서 올해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거이가 무척이나 바쁘다고 매일 출근을 할 수 없냐는 제의를 받고 얌전하게 사양을 해 드렸더니,

기존 사업을 하던 부서에서도 작년까지 매일 일나오던 알바생이 신규사업 부서로 스카웃 되어 갔다고 내가 그 자리를 메꿔줄수 없냐신다.

 

아.. 난 환갑 정년퇴직 할 나이까지 영원히 알바만 해야 하나부다, 싶었다.

 

 

9. 탕이네 집은 경기도 군포. 시댁은 전북 임실.

이번 연휴에 귀향 일정을 토요일로 할것이냐 일요일로 할것이냐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인데

춥고 눈도 내릴거라는 무서운 예보가 이미 발표됐기에 (적어도 나는)잔뜩 겁을 먹고 있는 중이다.

 

추위는 뭐 크게 문제가 아닌데 눈이 복병이다.

눈 내리는 날의 운전은 정말 골치가 아프다. 게다가 우리처럼 먼 길, 오랜시간 운전은 최악의 조건이다. 부디 잘 다녀 올 수 있기를..

 

 

10. 한우랑 떡국이랑 많이 드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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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1-1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의 능력이 부러워요, 저도,,
님도 설에 떡국 많이 드시고 한우도 많이 드세요,
귀향길 조심히 다녀오시고요,
부디 내려가는길에 눈이오지 않기를 기도할게요,
그래도 누군가가 님을 찾는다는것은 님의 능력을 인정해준다는거잖아요,
멋지세요,,즐거운 오후되세요,

무스탕 2012-01-19 20:47   좋아요 0 | URL
능력의 끝은 학원 가기 직전에 숙제를 딱 마치는 기술입니다.
그 치밀한 시간안배. 크~~~
저의 능력을 인정한다기 보다는 할줄 아는 일이고 새로 사람 불러 시키려면 가르쳐야 하고 당분간 귀찮아서 계속 부르는게 아닌가 싶어요. ㅎㅎ
울보님도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다니시는 길은 모두 뻥뻥 뚫리길 바랍니다 ^^

라로 2012-01-1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실은 늘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곳인데 시댁이시군요~~~.^^
언젠가 임실에 가게 되면 무스탕님 시댁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따뜻한 미소를 마구 날리고 오겟습니다.^^
저도 일산 친정에 갈까 하는데 눈이 온다고요,,,ㅠㅠ
눈이 오면 정말 운전하기 괴롭죠,,,모쪼록 안전운전하셔서 잘 다녀오세요~.
시부모님 사랑 많이 해드리고요~.^^

무스탕 2012-01-19 20:49   좋아요 0 | URL
임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느 크게 달라진거 없이 늘 고요+평온해요.
전주에서 남원으로 가는 큰 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가야 시댁엘 가는데 그 길이 전엔 왕복 2차선이었는데 대부분의 길을 갈고 닦아서 왕복 4차선으로 확대시켜 놓은게 큰 변화죠. 근데 차는 별로 없어요 ^^
나비님도 눈길 조심해서 다니시구요. 일산도 나비님 댁에선 만만한 거리가 아니라서 말입니다.

hnine 2012-01-1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씩씩한 무스탕님, 힘내세요, 으라차차~ (저희 동네 영어 학원 이름이 '으라차차 어학원' ^^)

무스탕 2012-01-19 20:50   좋아요 0 | URL
그저 잠깐 -_- 이렇게 되고 또 말아요.
노는게 좋은 탕이는 어쩌면 놀다 일하다 그러는게 체질에 맞는지도 몰라요 ^^
'으라차차 스모부' 라는 만화책도 있다지요. ㅎㅎ

프레이야 2012-01-1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딩으로 신분변화 맞는 아이들이 좀 있네요 여기.
무스탕님의 깜찍한 아들 정성이도 ^^
저도 요즘 기수라는 말 들어요. 기억력만 수애ㅋㅋ
설날 먼 길 잘 다녀오세요. 날이 추워질 거라는데 눈길 조심하시구요.

무스탕 2012-01-19 20:52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에 올해 신분상승되는 아가들이 제법 있더라구요.
정성인 이제 깜찍하지 않아요. 끔찍해요 -_- 무거워져서 깔아 뭉개면 전 꼼짝을 못해요. 그 무게로 엄마를 질질 끌거나 밀어요 ㅠㅠ
프레이야님도 작정하고 맛있는것 많이 드세요 ^^

꿈꾸는섬 2012-01-1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군도 어느새 중학생^^ 축하해요.ㅎㅎ
매일 출근하는 알바, 계약직 시켜주지....ㅜㅜ 너무 안타까워요.
올 설에도 길이 많이 밀리겠죠? 눈까지 오면 ㅜㅜ
저흰 올 설에 안 내려가기로 했어요. 옆지기가 알아서 그렇게 결정을 내려버렸네요. 저야 홀가분하지만 애들이랑 시부모님은 서운해할 것 같아요.

무스탕 2012-01-19 20:54   좋아요 0 | URL
사실 말로만 투덜이지 알바가 편한면도 적지 않아요. 내 시간 갖기도 좋고요 ^^
그래서 되도록이면 매일 출근 안하려고 무던히도 노력중이죠. 특히 방학중엔 애들이랑 노는게 목표라서..;;;
멀리 시댁까진 힘들더라도 그보다 가까운 외갓집에라도 다녀오실테죠?
조심해 잘 다녀오세요~ :)

이진 2012-01-1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성이가 벌써 중학생인가요... 그동안의 유쾌한 말장난들에 깜빡 속아버렸습니다. 어미육두는 정말 신선했어요. 중학교가면 초등학교에 비해서 선배들 치임도 많을테고 헌데 힘냈으면 좋겠슴다 ㅎㅎ 저는 여러가지 일을 못하는데.. 그래서 공부를 놧죠 ㅋㅋㅋㅋ

무스탕 2012-01-19 20:57   좋아요 0 | URL
몸집은 중딩인데 머릿속 구성은 아직 완벽초딩이에요.
조금 더 중학생활을 해 봐야 겉도 속도 중딩스러워 지겠죠 ^^
소이진님 말대로 선배들의 '나쁜' 치임만 없으면 좋을텐데가 지금 엄마로서 제일 큰 고민이에요. 아직 정성인 그런 사정을 모르니 걱정 자체가 없고 엄마만 속 끓이는거죠. 아하~~
근데, 공부를 놓았으면 대신 뭔가를 잡았을텐데 공부를 놓은것을 아까워 하지 안을 성과면 좋겠어요. ㅎㅎ

마노아 2012-01-1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눈이 정말 복병이네요. 김용택 시인이 생각나는 임실이에요.
다방면의 능력자 정성군!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요.^^ㅎㅎㅎ

무스탕 2012-01-19 21:00   좋아요 0 | URL
지금 차 앞에 차를 2004년 설 귀향길에 눈길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하고 폐차 시켰었지요. 그때 생각하면 끔찍해요 -_-;
그자나도 어제 마노아님의 포토리뷰에 소개된 김용택 시인과 임실을 읽고 저도 반가웠어요 ^^
오늘 정성이의 깜찍한 비리를 포착하고 팽팽히 신경전을 펼쳤죠.
아.. 깜찍한 녀석!!!!

기억의집 2012-01-2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바라도 불러주는 회사가 있으니 부러운 걸요. 저도 슬슬 애들이 많이 큰 거 같아서 뭔가 해 볼려고 하는데... 식당 설거지밖에 없는 거 같아요. 흑흑.

시댁이 임실이면 임실치즈로 유명한 곳이죠. 전 거기 치즈 좋아하는데..제가 유제품을 잘 못먹는데 임실치즈는 맛있더라구요.

애아빠는 고속도로 운전은 저를 못 미더워 하는데,,, 한번 맡겨보고는 그 담부터는 절대 안 줘요. 전 아직도 왜 이리 명절이 싫을까요.

무스탕 2012-01-20 20: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계속 불러주는 회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 회사 아니었으면 전 어디가서 돈 벌 생각도 못하고 살았을거에요.
그 유명한 임실치즈를 전 아직 먹어보지 못했어요;; 어쩜 이럴수가 있는지 저도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인걸요. 아, 정말 말이 나온김에 꼭 빠른시일내에 임실치즈를 먹어봐야 겠어요!
저희는 사실 운전을 신랑보다 제가 더 많이 해서 믿지 못하는건 없는데 고속도로에선 거의 신랑이 운전을 해요. 전 뒤에서 애들이랑 잠만 자고요 ^^;
명절에 즐거운 며느리는 0.001%도 안될거에요. 우린 평범한거니까 걱정마시고 그래도 나름 '명절이 좋았어' 하는것 하나만 만들자구요 :)

2012-01-27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2-01-27 15:35   좋아요 0 | URL
멋진 드러머 되긴 애저녁에 글러먹었나 봅니다 ㅠ.ㅠ
오늘도 혼나고 왔어요. 앞에 선생님들은 아무 지적 없이 넘어갔던 손동작이 이번 선생님 눈엔 거슬리나봐요. 몇 번째 지적을 하시네요;;
머리 질끈 동여매고 민소매에 짝 달라붙은 가죽 옷을 입고 머리카락에서 땀방울 뚝뚝 흘려가며 온 몸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저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만 말씀대로 그건 상상에서 만족하셔야 할 듯 싶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