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앤 허니 -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루피 카우르 지음, 황소연 옮김 / 천문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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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상처, 가장 연약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시는 용감하고 강한 뿌리를 갖고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대부분 짧은 몇 줄에 쉬운 단어로 구성됐음에도 여기 시들이 견고한 이유인 듯 하다. 젊고 슬픈 여성이 이렇듯 자신을 강한 에너지로 키워낸 것이 인상적이다. (약간 싸이월드 느낌 나는 것도 몇 개 있지만 젊으니까 그러려니 한다)
젖과 꿀은 세상이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들이다. 희생하라, 그리고 유혹적이어라. 그러나 시인은 젖과 꿀이 여성 자신을 위한 것이기를 바란다. 스스로를 위로하라, 사랑을 자신에게 보내라. 언제나 여성들이 목말라 있는 조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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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여행 산문집
김연수 지음 / 컬처그라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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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지 십오 년 된 남자는 없지만 좋아한지 십오 년 된 작가는 있는데 바로 김연수다. 적당히 좋아할 땐 모조리 찾아 읽고 굿즈 모으고(사실 옛날이라 굿즈란 건 없었다. 구할 수 없는 책 도서관에서 빌려다 복사하기, 헌책방 이 잡듯이 뒤져 뭐라도 건지기의 결과물이 굿즈라고 우겨본다.) 했는데 세월이 쌓이니 모두가 읽고 난 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7월에 나온 책을 8월에 구입하고 다시 9월까지 묵혔다 읽은 게 지금이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나의 팬심은 팬의 행렬 맨 앞에서 꽃가루를 뿌리는 쪽보다 이 행렬의 끝을 보기 싫다는 생각에 맨 마지막 줄에 한 사람을 더 보태는 쪽인 것이다.
어쨌거나 늘 그렇듯이 좋았고 외로웠고. 글의 바탕색은 대부분 외로움인데 그게 쓸쓸하지가 않다. 타인의 부재는 타인의 존재를 불러오므로. 끝나는 곳에서 비로소 끝이 아님을 세상의 모든 장소에서 떠올리는 이 여행 이야기들이 가슴에 꽉 찬다.
김연수(그리고 하루키)의 여행산문을 읽은 사람은 여행기 따위를 쓰겠다는 마음 먹기가 어렵겠단 생각도 들었다. 가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장소를 이렇게 마음에 심어버릴 수 있담. 굉장한 문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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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 일상을 정갈하게 마음을 고요하게
야마시타 히데코.오노코로 신페이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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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열 개 영역으로 나누어 그 아래 백팔 개의 문장(108번뇌? 108개의 감정? 때문에 나온 숫자가 아닐까 짐작해 봄)으로 세분화한 것을 두 명의 저자가 해제했다. 108개 라고는 하지만 글이 짧고 책 구성이 왼쪽 페이지는 문장 하나, 오른쪽 페이지는 두 저자가 절반씩 나눠 채우고 있는 터라 금방 읽을 수 있다. 글 자체가 산뜻하고 간결하기도 하고.
심플라이프를 접한 이후로 물건을 버리고 치우는 데 집착하면서도 결과가 그다지 신통치 않았는데 물건만 주시하고 일상 돌보기에는 소홀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읽으며 했다. 마음가짐 또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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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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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기 전보다 더 감정이 텅 비는 이런 일본 소설이 좋다. 투명해지는 느낌. 소멸세계보다 편의점 인간이 더 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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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
천주희 외 지음 / 낮은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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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와 ˝MB의 밥상을 세 번이나 차리며 ‘열심‘을 추궁하다˝가 좋았다.
우리가 지금 얼마만큼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보관한 아카이브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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