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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 - 베틀리딩클럽 취학전 그림책 1002 ㅣ 베틀북 그림책 3
심스 태백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평점 :
심스 태백은 이름이 정겨워요. 태백은 우리산 이름이잖아요.
<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라는 무지하게 긴 제목을
우리는 그냥 <꿀꺽 할머니>라고 부릅니다.
파리를 삼킨 할머니가 그걸 잡으려고 새를, 새를 잡으려고 고양이를, 고양이를 잡으려고 개를, 개를 잡으려고 암소를, 암소를 잡으려고 말을 꿀꺽 삼켰다가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데요.
파리 한마리 삼킨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 데 그 이후로도 계속 되는 할머니의 엽기 행동.
아이들은 한장 한장 넘어가며 동물들이 할머니의 뱃 속으로 하나씩 들어 갈때마다
으악, 웩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라는 동화책 대사를 연발 합니다.
미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시가라는 이 이야기는 우리의 <빈대 한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떠오르게 하네요.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떠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잇기가 재미 있고 할머니의 배에 뚫린 구멍이 커지면서
다음 장에 있지만 앞 장에 겹쳐졌을 때 딱 제 위치에 놓이는 삼켜진 동물그림의 절묘함을 즐기면서
앞 이야기에 뒷 얘기가 덧붙여지면서 뒷장으로 갈 수록 불어나는 대사를 숨차게 소화하면서
읽어가다보면 아이와 한바탕 웃고 경악하면서 할머니의 묘비앞에서 잠시 숙연해지면서
이야기의 터널을 빠져나오게 된답니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이므로 아이들은 슬퍼하지 않고 유쾌하게 이 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