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형아, 학원에서  **경시대회에 한번 나가 보자는 데 해볼래?"

"엄마, 좀 있다가. 더 공부하고 그 다음에 할께"

...

그래서 나는 너는 욕심이 없는 아이구나하였다. 하지만 아이는 준비없이 섣불리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 하였다.

규형이는 남들 눈에 띄게 앞서가는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때는 한발 뒤쳐져 있기도 하다. 와중에 과학이나 수학에는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서 다행히 학원에서의 반응은 좋다. 아이를 맡은 과학담당 선생님이 특히 규형이를 기특하게 봐 주신다. 학원의 연구수업 때도 규형이반하고 하고 경시대회도 권하시고.

학교 선생님의 생각은? 안타깝게도 학교에 가보지 않아 들은 얘기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경시대회 참가하려면 학교장 추천서가 필요하다고 하니...

규형이의 과학적 호기심은 엄마한테는 이미 익숙한 것이어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찾아서 해주지만 그 밖의 것들은 잡풀이 웃자랄 때까지도 짐짓 모르쇠일 때가 많다. 엄마 손을 많이 타는 첫째는 그래서인지 하는 일이 고르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편이다.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주로 과학관련책- 레고조립이나 카프라쌓기를 좋아한다.  

돌아보고 또 현재를 살펴봐도 규형이는 절대 경주마가 아니다. 조금만 빨리 뛰어도  숨이 턱에 찬다. 이 아이는 길가에서 풀을 만나면 한나절을 풀만 뜯는, 나비가 오면 나비를 쫓아가는 느린 걸음의 송아지다.

할머니가 태몽에 소를 봤다더니.

느린 줄 알면서도 엄마는 발길을 재촉할라치면 발이 꼬이고 입으로 거품을 뿜어낸다.  저 가고 싶은 길도 서두르지 않는 아이인데 엄마가 그 좋은 길을 산책하게 하지 못하고 고속도로마냥 마구 달리게 하려면 말이다. 나는 진정 리모콘으로 조작하면 빠르기가 조절되는 초성능의 로보트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

경시대회참가 문제는 아직 협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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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리 2004-06-1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규형이의 멍한 눈. 규형아, 촛점 맞춰. 요건 미완성의 작품이다. 그 위로 더 올라갔다.
 
온쪽이 하예린의 내가 만난 파리
최하예린 지음, 최정현 그림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반쪽이의 육아일기에서 아기때부터 보아오던 하예린이 초등5학년에 반쪽씨와 같이 여행을 떠났다. 큰 조카 클 때부터 우리 아이들 크고 있는 지금까지 하예린의 이야기를 보았었다...  홍승우의 비빔툰을 요사이 많이 보지만 그 전에는 반쪽이의 육아일기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오랜만의 하예린 이야기였고 또 언젠가 꼭 가리라 맘 먹고 있는 파리의 이야기이었으므로 이 책이 나오자 마자 구입했었다. 

주로 하예린이 여행일정과 여행중에 느낀 점들을 서술하는 식으로 되어있고 간간히 하예린의 만화와 아빠 최정현씨의 만화가 나온다. 여행 준비과정에서부터 여행지에 대한 꼼꼼한 설명의 첨부, 여행의 마무리까지 이들 부녀의 일정을 따라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파리를 한바퀴 돌고난 느낌이 든다.

화보나 정보 전달도 충실하여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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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영영한 사전 -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중심으로 엮은
윤홍옥 엮음, Cythia Lee 책임교정, 강효진 그림, 김계숙 감수 / 청솔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라루스 어린이 영어가 테마별로 묶인 영한 사전이라면 이 사전은 알파벳순으로 엮인 영영한 사전이다.

라루스는 저학년용으로 보기 쉽게 잘 꾸며져있지만 어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이책은 어휘가 많아 좀 더 고학년이 보면 좋을 것이다.

--좀 더 좋은 어린이용 영한 사전을 아시면 정보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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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월 아이들과 주말 마다 집 가까이 차로 1-2시간 거리 반경으로 나다녔다. 거창한 목표나 목적도 없이 그저 물통에 물채우고 집에 남아 돌아다니는 과자부스러기 싸들고 도시락도 없이 나서는 당일 급조된 행선지만 분명한 그런 나들이다.  봄기운에 취해 봄 햇살을 놓칠 새라 아이들과 남편과 그렇게 봄 나들이를 했다.

결혼10년차 아이들은 10살, 7살. 너무 어리지도 너무 되바라지지도 않은 나이다. 제 두발로 힘들어도 어딜가든 걸어줄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결혼 10년동안 봄나들이라면 놀이공원 몇 번이 고작이었는 데 이제 제법 여행이라고 이름걸고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5월 초 3박4일 제주도 여행은 무작정 봄나들이에서 열외였지만 그것이 봄나들이 연속상에 있었으니 또한 빛이 났었다.  2월초부터 계획된 제주도여행은 남편의 회사 방침에 의해 촉발된 것이었다. 연차 휴가를 무조건 사용하라!는 그 사용시기를 미리 정하라는 강압으로 우리는 그 시기를 5월2일 일요일과 5월5일 어린이날을 앞 뒤로 정하였다. 부부의 비행기삯은 해외출장으로 얻은 남편 항공 마일리지로 하고 아이들 것만 결재하고 숙소는 회사를 통해 좋은 곳을 싸게 빌렸다. 추첨을 하는 것이었는 데 정말 운좋게 당첨되었다.  

숙소가 결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제주도 여행은 불투명한 것이었다. 촉발된 마음에 제주도!가 떠올라 저지르듯이 비행기표 예매하고 숙소 추첨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당첨안되면 접자 그랬으니까.

그렇게 2월부터 계획하고도 도중에 가네마네 하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비행기삯이나 숙소는 다행히 큰 비용없이 해결되었지만 제주도에서 3박4일의 식사와 관광비용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3,4월의 무작정 주말 나들이도 주효했다. 암튼 집 나가면 가깝든 멀든 돈이 들기 마련이니까.

나는 돈이 많이 들면 아까운 주부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제주도라는 해외?여행이 그저 설래고 좋은 철부지들이다. 나도 이렇게 설램만 갖고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려~ 가십시다. 미친척하고.

미친척 간 제주도는 참 미치게 좋았다. 바다도 좋았고 나무도 좋았고 비도 좋았고 햇볕도 좋았고 식구들이랑 부대끼는 것도 이갈리게 좋았다. 아침은 숙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즉석우동 아니면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점심, 저녁도 한 두끼를 제외하고는 그냥 소박하게 때웠다. 우리는 제주도에 먹으러 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여행 경로는 주로 아이들 위주로 짰다. 대학 때 졸업 여행, 3년전의 시댁 식구들과 동행한 제주도 여행으로 이미 유명 관광지는 둘러 본 상태 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때 미처 보지 못한 곳이나 나중에 새로 생긴 곳을 다니고 마지막날에는 온전히 반나절을 바닷가에서 놀다가 공항으로 갔다.

거기서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모래성도 쌓고 바다를 원없이 봤다. 아니 돌아서면서도 바다가 그리웠다. 원없이 본 것이 아니었나 보다. 곧 파도에 쓸려갈 모래성을 두고 가는 것도 섭섭했고 바다에서 놀던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 해서 비행기 시간에 쫓겨 아이들을 서둘러 몰고 가는 거도 아쉽고 미안했다.  다음에 제주도 오면 관광지는 제치고 바닷가에서 실컷 놀게 해 줘야지 그랬다.

우리가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동안 여러사람이 왔다 갔지만 다들 한번 휘 둘러보고는 또 다른 행선지로 가버렸다. 제주도 아이들이 저만치서 오래 놀다 갔고 아침 일찍 나선 우리보다 나중에 와서는 우리보다 더 먼저 가버렸다. 우리처럼 아이들 데리고 온 부부가 있었는 데 그들은 좀 더 머물다 갔지만 역시 먼저 갔다. 비싼 비행기값에 비싼 숙박료에 수 많은 볼거리에 하긴 바닷가에서 한가로이 노닐다 가기엔 제주도는 사치스럽긴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제주도 바다를 두고 두고 잊지 않겠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는 엄마의 통이 커져 버렸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유럽일주를 하고 싶어진 것이다. 바람든 엄마의 마음을 알았는 지 알라딘에서 여행을 떠나는 이를 위한 32가지 이야기라는 이벤트를 한다. 미술 평론가 이주헌의 책이 가장 맘에 끌리는 데 이사람도 아이들 데리고 유럽 미술관 일주를 했다고 하지.

크던 작던 가족여행은 잔향이 길어서 좋다. 통장에 차곡차곡 모이는 돈이 아니어도 가족간에 시루떡처럼 켜켜히 쌓이는 다양한 고물이 될 이런 여행을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계획하여 실행에 옮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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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리 2004-05-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그랬다. 있던 길을 없애면 3년 재수가 없다고. 페이퍼를 확 밀어버리고 다시 쓴다. 여행이야기는 예전에 있던 길 위를 덮은 기념으로 하나 남겨두고 싶어서 쓴다. 제주도 사진을 몇개 간추려 페이퍼에 올리고.

2004-05-24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그림으로 엮은 풀.벌레 이야기
신사임당 원화, 김해원 글 / 이미지프레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신사임당은 풀, 벌레, 꽃, 나무,새등 자연의그림 뿐 아니라 글씨, 자수등에도 능하였고 또 대학자 율곡을 키워낸  현명한 어머니로도 유명하지요. 그런 신사임당의 <초충도> 여덟 폭 병풍그림이 동화로 꾸며져 있습니다.

여덟폭의 그림에 나오는 나비, 잠자리, 개구리, 사마귀, 개미,벌, 생쥐, 매미, 방아깨비, 도마뱀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들어낸 노력이 충분히 느껴지지만 자연스럽지 않아 어색하지만 화질이 선명하지 않은 교과서나 참고서 그림으로만 접했던 신사임당의 그림을 줌인하여 더 크게 가깝게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사실 신사임당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볼 때 단순하고 간략하여 꽉찬 느낌이 없다고 느꼈는 데요, 이렇게 크게 돋보기하여 보니 그 그림의 정밀함과 색채의 선명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성의 섬세한 감수성과 색채감이 느껴지는 그림들이었습니다.

우리의 그림을 동화로 엮으려 한 노력과 신사인당의 그림에 대한 새로운 발견.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러한 신선한 파격을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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