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형아, 학원에서 **경시대회에 한번 나가 보자는 데 해볼래?"
"엄마, 좀 있다가. 더 공부하고 그 다음에 할께"
...
그래서 나는 너는 욕심이 없는 아이구나하였다. 하지만 아이는 준비없이 섣불리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 하였다.
규형이는 남들 눈에 띄게 앞서가는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때는 한발 뒤쳐져 있기도 하다. 와중에 과학이나 수학에는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서 다행히 학원에서의 반응은 좋다. 아이를 맡은 과학담당 선생님이 특히 규형이를 기특하게 봐 주신다. 학원의 연구수업 때도 규형이반하고 하고 경시대회도 권하시고.
학교 선생님의 생각은? 안타깝게도 학교에 가보지 않아 들은 얘기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경시대회 참가하려면 학교장 추천서가 필요하다고 하니...
규형이의 과학적 호기심은 엄마한테는 이미 익숙한 것이어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찾아서 해주지만 그 밖의 것들은 잡풀이 웃자랄 때까지도 짐짓 모르쇠일 때가 많다. 엄마 손을 많이 타는 첫째는 그래서인지 하는 일이 고르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편이다.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주로 과학관련책- 레고조립이나 카프라쌓기를 좋아한다.
돌아보고 또 현재를 살펴봐도 규형이는 절대 경주마가 아니다. 조금만 빨리 뛰어도 숨이 턱에 찬다. 이 아이는 길가에서 풀을 만나면 한나절을 풀만 뜯는, 나비가 오면 나비를 쫓아가는 느린 걸음의 송아지다.
할머니가 태몽에 소를 봤다더니.
느린 줄 알면서도 엄마는 발길을 재촉할라치면 발이 꼬이고 입으로 거품을 뿜어낸다. 저 가고 싶은 길도 서두르지 않는 아이인데 엄마가 그 좋은 길을 산책하게 하지 못하고 고속도로마냥 마구 달리게 하려면 말이다. 나는 진정 리모콘으로 조작하면 빠르기가 조절되는 초성능의 로보트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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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대회참가 문제는 아직 협상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