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밤잠을 설치는 날이 있다. 오늘 새벽도 그런 것이었는 데 나는 불도 안 켠 마루 탁자에 종이 쪽지 하나 대 놓고 아이들 새 이름을 적었다.
머루.
다래.
진득이 갈아 놓은 먹물 같은 큰 아이에게 머루의 먹빛은 잘 어울리고
톡 쏘면서도 달콤하게 감기는 다래의 맛은 꼭 둘째와 같다.
잠 못 드는 와중에도 아이들의 새 이름에 스스로 흐뭇하였다. ^^
머루랑 다래는 엄마의 기척에 숨소리가 커졌다 잦아들고 랑의 코고는 소리는 여전히 드높다.
새벽 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