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형이에게 엄마가 떠보느라 질문을 한다,

"규형, 산타 와, 안 와?"

그랬더니

규형이 왈, 내가 전에 보니까 밤에 안경 쓴 남자하고 여자가 와서 선물을 놓고 가는 것을 보았는 데 그게 엄마와 아빠가 아니겠냐고 한다.  그리고 산타가 어떻게 현관문을 열고 오느냐 전자키를 어떻게 여냐 천재냐 이러면서 따진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둘이서 같이 제 방에 선물 놓고 간 적은 없으니 아빠가 애들 깨울까봐 엄마가 조용히 가져다 놓는 데, 앞의 말은 녀석이 거꾸로 엄마를 떠 보느라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은 짐짓 무시하고 둘째말에는 산타를 뭘로 보고! 하는 식으로 대꾸해 주고는

"아냐, 산타 할아버지 정말 와." 그랬더니 크리스마스에 잠 안 자고 지켜 볼 꺼라고 한다. 그래서 "산타는 잠 안 자면 안 와" 그랬다.^^

그랬더니 "그래도 안 잘거야." 그런다.

규림이는 작년에 유치원에서 온 산타가 가짜라고 산타 복 밑으로 청바지 입고 있다고 그 산타는 가짜라고 했었다. 그래도 진짜 산타는 있다고 믿고 있다.

규형이는 작년까지는 믿는듯 했는 데 올해는 눈초리에 의심이 가득하다. 반신반의...

ㅋㅋ 반신반의지만 그 반신이 귀엽다. 반의는 그만큼 컸다는 증거이고. 엄마 아빠가 잘만하면 올 해도 잘 넘어갈 수도 있겠다.

새벽별님, 작은별(저도 다른 님들따라 이렇게 부를께요)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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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12-2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저에게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마로는 산타를 믿지만, 실제로 보면(?) 무서워 합니다. ㅎㅎㅎ

미누리 2004-12-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별님은 규형이랑 나이가 같아 특별히 궁금했던 것이구요.

조선인님의 의견도 무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아니 저 사진 속의 마로가 무서운 것이 있단 말입니까?

한편 생각하면 하얀수염이 북실거리는 배나온 할아버지가 아이들이 보기에 무서워 보일듯도.

마로가 산타를 보고 엄마 품으로 숨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귀엽네요.

미설 2004-12-2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신할 수 있는 그 시절이 그립네요^^ 있다고 끝까지 우겨주세요^^

미누리 2004-12-2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네. 힘 닿는 데까지 버텨 볼 께요.


미설 2004-12-20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우기시지 그러셨어요. 흐흑 불쌍한 작은별^^

2004-12-20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제 주위에는 4학년 6학년도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는 아이들이 있답니다. 제들이 거짓으로 저러지..그러다가도 보면 정말 믿고 있어요...현실을 환타지처럼 사는 아이들...^^

미누리 2004-12-2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그러니까 작은별은 이른 나이에 회의라는 철학적 개념을 알게 된 것이군요!-__-

사실 새벽별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오늘 규형이랑 산타 이야기 하면서 좀 흔들렸었어요. 다 아는 데 엄마가 억지로 우기려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너무 아들을 애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에요.

잠시 흔들렸었지만 아직도 산타를 믿는 아이들이 많다는 새벽별님과 참나님의 글을 보고 다시 의지 불끈입니다. 규형이도 규형이지만 규림이를 위해서라도...

미누리 2004-12-2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새벽별님. 부르르...(주먹 쥐고 몸 떠는 소리)^^

그리고 참나님, 참나님의 따님들은 어떤 지 안 적어 주시네요. 주변 이야기만 해 주시고는. 궁금궁금. 참나님 서재 가서 물어 보아야지...

2004-12-2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위의 6학년이 산타 믿는 다는 애가 큰 딸이구요..호호..둘째는 2학년인데 시니컬해요 매사가..그래서 엄마아빠를 산타로 이용하는 수준이지요..^^ 그리고 큰 애는 특이한 케이슨^^데 자기한테 산타가 오는 것을 믿는 다기 보다 산타의 실존을 믿는 거 같아요...꿈이 깨기 싫은 아이라고나 할까..^^

미누리 2004-12-2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6학년이 바로 참나님의 큰 따님! 지금껏 산타에 대한 믿음을 간직할 수 있는 순수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인걸요. 둘째 따님은 개성 강한 면모가 엿보이구요.

두 따님 다 자기 세계가 분명한 멋진 아가씨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