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318001.html

들뢰즈의 ‘탈주’는 소수자를 향한다
윤리학 관점에서 본 ‘천 개의 고원’
들뢰즈·가타리 주요개념 충실히 설명
새 ‘배치’ 창조하는 ‘소수자 되기’
 


    
 
» 〈천하나의 고원-소수자 윤리학을 위하여〉 
 

이정우 지음/돌베개·1만4000원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의 새 저서 <천하나의 고원-소수자 윤리학을 위하여>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사진)와 펠릭스 가타리의 공저 <천 개의 고원>(1980)의 해설이자 보충이다. 책의 제목이 ‘천하나의 고원’인 것은 <천 개의 고원>의 주요 개념을 그의 관점에 따라 충실하게 설명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책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하나의 고원을 덧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새로 배치된 고원이 이 책의 부제에 담긴 ‘소수자 윤리학’이다. 윤리학(에티카)의 관점에서 <천 개의 고원>을 다시 읽은 것이 이 책인 셈이다.

들뢰즈의 관심은 <차이와 반복> <의미의 논리>와 같은 전기의 순수 이론철학에서 가타리와 함께 작업한 <안티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과 같은 후기의 실천적 사회철학으로 옮겨갔다. 특히 <천 개의 고원>은 들뢰즈 사유의 물줄기가 모두 모여들어 넘실대는 저수지와 같은 저작이다. 전기의 존재론적 사유가 저류를 이루고 그 위에 사회철학적 사상이 난만하게 꽃핀 연못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천하나의 고원>은 <천 개의 고원>의 이런 특성을 고려해 존재론에서 윤리학으로 설명을 진전시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들뢰즈의 존재론과 윤리학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이 드러난다.

지은이가 <천하나의 고원>에서 가장 먼저 해명하는 것이 ‘배치’라는 개념이다. ‘배치’는 <천 개의 고원>을 떠받치고 있는 개념적 토대이자 전략적 거점이다. 이 배치 개념을 이해하려면, 배치의 요소라 할 ‘기계’라는 독특한 개념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들뢰즈는 각종 생명체들을 포함해 모든 개체들을 두고 ‘기계’라고 부른다. 왜 기계인가. 다른 것들과 접속함으로써 그 자신의 속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체들은 각자 변치 않는 단일한 속성을 지닌 단독체가 아니라 다른 것들과 어떤 식으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존재다. 가령 ‘혀’를 예로 들어보면, 혀-기계는 관계의 성격에 따라 ‘거짓말하는 혀’가 되기도 하고 ‘맛보는 혀’가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혀’가 되기도 한다. 기계는 접속을 통해 기능이 규정되는 존재인 셈이다.


 
» 철학자 질 들뢰즈  
  
 
이 기계들이 접속하여 선을 이루고 나아가 면을 이루면, 그 장을 가리켜 ‘배치’라고 한다. 기계들의 배치가 말하자면 ‘기계적 배치’다. 그러나 배치에는 ‘기계적 배치’ 외에 ‘언표적 배치’도 있다. 야구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야구는 야구장에 심판과 선수가 모여 공과 글러브와 방망이를 들고 하는 경기다. 이 배치가 바로 기계적 배치다. 동시에 야구가 성립하려면,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그 규칙이 바로 ‘언표적 배치’다. 이 기계적 배치와 언표적 배치가 합쳐져 야구경기를 성립시킨다. 세계란 기계적 배치와 언표적 배치가 합쳐진 장이다.

들뢰즈는 배치를 이루는 모든 기계를 가리켜 ‘욕망하는 기계’라고 말한다. 이때의 욕망은 ‘차이를 생성하는 의욕’을 뜻한다. 들뢰즈는 모든 개체에 이런 의욕이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모든 개체의 존재양식은 ‘차이생성’이다. 스스로 변화하고 달라지는 종결 없는 과정이 개체들의 운명인데, 이 차이생성의 일시적 응결 형태가 존재이고 동일성이다. “동일성의 섬들은 차이생성의 바다 위에 구성되고 해체된다.”

이 욕망하는 기계들의 배치는 그 욕망 때문에 끝없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배치가 만들어지는 것을 ‘영토화’라고 하면, 그 배치가 풀리는 것이 ‘탈영토화’이고, 그 배치에서 벗어나는 것이 ‘탈주’다. 욕망이 있는 한 기존의 배치를 뛰어넘으려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삶, 다른 존재방식, 지금의 나를 규정하고 있는 울타리 바깥을 꿈꾸게 된다.” 이때 “그 배치를 바꾸고 싶은 욕망, 그 욕망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생명의 불꽃과도 같은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삶으로, 바깥으로 이행하는 것을 두고 들뢰즈는 ‘되기’(becoming)라고 부른다. 


이 ‘되기’의 존재론적 지평 위에서 이제 윤리학적 사유가 펼쳐진다. ‘되기’는 차이를 가로지르는 실천적 활동이다. 흑인과 백인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서 볼 수 있듯 차이가 차이로 남아 그 차이들의 관계가 굳어질 때, 이 차이를 뚫는 저항과 창조의 행위가 ‘되기’이다. “되기론은 동일성의 고착, 그리고 그렇게 고착된 동일성들 사이에 성립하는 차이의 윤리를 극복하기 위한 사유다.” ‘흑인 되기’ ‘여성 되기’ ‘아이 되기’ ‘장애인 되기’가 되기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하루 감옥 체험’이나 ‘시각장애인 체험’은 이 되기의 극히 작은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지은이는 되기가 진정한 윤리적 내용을 획득하려면 언제나 ‘소수자 되기’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수자 되기’는 모든 되기의 보편적 지평이며, 정치적 실천의 윤리적 토대다. 소수자 되기를 통해, 자기 내부의 ‘다수자’를 극복하고 기존의 지배질서를 바꿔 새로운 배치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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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사태
사유의 사태로〉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생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마지막 저작. 하이데거 후기 사상의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 특히 <존재와 시간>에서 충분히 풀어내지 못한 ‘존재와 시간’의 사태관계를 이 책의 ‘시간과 존재’ 장에서 치밀하게 다룬다. 후설 현상학 입문·극복과정을 다룬 ‘현상학에 이르는 나의 길’도 들었다. 문동규·신상희 옮김/길·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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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거짓말 사전 - 남자들이 자주 쓰는 사악한 거짓말을 파악하는 법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김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여자때문에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 여자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사실 내 경험에 비춰볼때 남자가 여자를 만났을때 ..특히 연애기간중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을때, 아니 마음에 안드는 여자를 만났을때 대화내용의 90%이상이 거짓말을 한다고 본다.

우선 마음에 안드는 여자를 만났을때의 거짓말은 사실확인의 문제에서 즉,개관적인 사실조차 완전 몀명백백한 거짓말을 한다.예를들어 , 강남에 살면서 강북에 산다던지(이경우 다시 만날까 두려워서..) 아니면 축구를 좋아하면서 야구를 좋아한다던지(대화중 여자가 먼저 축구를 좋아하는 말을 했을때)등이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을때, 사실은 사실이지만 그기에 덧 붙이는 살은 모두 거짓말이다.물론 부풀려서 온갓 미사여구와 자신의 문학적,사회적,교양있는 모든 단어를 구사해 자기가 절대신인양 침을 튀긴다.예를들어 고딩을 만나 돈을 뺏긴적이 한번 있으면. 여자에게 말할때 소시적엔 일대17로 싸워 이겼다.그래서 그애들이 지금도 나를 형님으로 모시고 있다.그러면서 자기의 실력과 인간적으로 아직 그애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뻥을 친다.

우리들의 거짓말에 여자들은 한점 의심의 눈빛을 보내지않고 진지하게 경청한다.그러면 더 말을 붙인다.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나중에는 남자들도 헸갈린다.다음에 만나 그 후 이야기를 물으면 기억이 나지 않다가,또 거짓말을 한다.겉 잡을수가 없다.

그러나,여자에게하는 거짓말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당신들도 거짓말을 하면 좋아한다.속으론 거짓말인지 알면서도....

남자는 여자를 만났을때 너무 진지하면 안된다.그러면 재미없고 헤어진다.결혼하기전 한번만 진실한 마응을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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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을 탐하다 - 우리시대 책벌레 29인의 조용하지만 열렬한 책 이야기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지음, 전미숙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몇몇 독서애호가들의 책에대한 욕심,욕망,자세등에 대해 각각의 입장에서 편하게 서술한게 마음으로 와 닿는다.

그냥 이것 저것 잡탕식으로 읽는 사람-사실 이런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이 많지만 별로 좋은 독서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하지만 굳이 강박관념에 잡혀 책에서 얻어야만 되는 무엇을 찾느라 책읽는 그자체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일은 없어야 되지 않을까?

책은 그저 편한대로, 즐거움 그 자체로, 읽어도 뭘 읽었는지 몰라도 한권의 책을 읽었다는 뿌듯함.정리되지 않지만 사고의 추상적적인 폭이 넓혀지는 뇌의 포만감..나는 그게 좋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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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상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2
안재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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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18,19 양일간에 서울을 다녀오면서 버스에서 다 읽었다.새삼 뭐 새로운 사실의 발견이나 충격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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