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즐겁지만 어렵고 또 어렵지만 즐겁다.

오래 전, 그러니까 학부 시절이니 20여년 전에 읽었던 문학사 책을 펼쳐본다. 그때 읽었던 것도 있고 읽으려 했다가 놓친 것도 있고 아마 읽었으나 그 사실 자체를 까먹은 책도 있고 반대로 안 읽고서도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도 있고 뭐 그럴 것이다. 도서관(새로 정리된 서고가 익숙치 않아, '길치'인 나로서는, 정말 짜증난다오 ㅠ.ㅠ) 한 번 돈 다음 꼭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되는 책은 주문해서 보는 중이다. 

 

 

 

 

 

 

 

 

 

 

 

 

 

 

 

전부 다(!) 하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 현대문학사, 그 중에서도 소설 부분에만 집중한다. 권영민 선생은 정녕 교과서의 대마왕(^^)임을 보여준다. 내용의 알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세 줄 넘어가는 문장도 없이 무척 간결하고 정확하게 서술되어 있다. 최대한 정독 중. 조동일 선생의 저 유명한 저서는 앞 부분은 딱 자르고 5권만 주문. 조만간 읽기 시작할 터. 하지만 아무래도 '소설' 관련 그의 역작은 이것일 터. 언젠가 재미있게 읽은 듯하다.

 

 

 

 

 

 

 

 

 

 

 

 

 

 

한편, 이 참에 꼼꼼하게 읽어야지 다짐했다가 어마어마한 분량과 (익히 아는!) 너무도 진지한(ㅠ.ㅠ) 문체에 짓눌려 지레 포기한 역작은 이것. 하지만 경제 사정이 회복되는(과연 언제?ㅠ.ㅠ) 대로, 바라건대 겨울 방학 쯤엔 사서 볼 수 있길 바란다. (지난 여름, 정말로 우연찮게(!!) 아이의 유치원 근처에서 이 책의 필자를 만났다, 헐. 우리 아이한테 만원 주셨다...^^;;)

 

 

 

 

 

 

 

 

 

 

 

 

 

그 다음, 우리의 현대 문학 연구에서 결코 빼먹을 수 있는 그, 그의 그 많은 책들. 김윤식 선생이 김현 선생과 쓴 <한국 문학사>는 작년인가, 김유정에 관한 글을 쓰면서 비교적 정독한 바 있어, 다른 책을 더 주문했다.

 

 

 

 

 

 

 

 

 

 

 

 

 

 

 

사실 그는 각종 문학사도 많이 썼지만, 작가론-저서도 많아서 좇아가기가 힘들 정도다.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론 아무래도 이광수 연구, 염상섭 연구, 그리고 좀 뜬금없지만, 임화 연구이다.(이상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다시 읽고 여전히 감동(!) 받았다.) 

 

 

 

 

 

 

 

 

 

 

 

 

 

 

물론 문학 연구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인바, 어떤 훌륭한 연구서도 연구되는 대상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즉, 해당 작품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그럴 시간이 없으니 연구서를 읽는 것이다. 문학사를 뒤적이며 꼭 (다시) 읽고 싶은 몇몇 소설을 뽑아본다.

 

 

 

 

 

 

 

 

 

 

 

 

 

 

 

물론 일순위는 춘원 이광수. 내게 그는 아무래도 연애소설 작가처럼 남아 있는데, <무정>도 그렇고 <사랑>인가, <유정>인가 아무튼 고등학교 읽은 무슨 장편소설 한 편이 정녕 순애보처럼 기억되어 있어서 그렇다. <흙>, <단종애사>, 이런 걸 읽은 뒤의 느낌도 그렇다.

 

 

 

 

 

 

 

 

 

 

 

 

 

 

 

염상섭은 교과서에 실렸던 <삼대>를 비롯하여 대학 시절에 읽은 다른 소설까지, 단 한 번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 소설가이다. 그를 다시 읽으려는 것은 역시나 공부(^^;;), 즉 의무감에서이다. 모르겠다, 지금 다시 읽으면 그의 진가가 보일지도.

 

 

 

 

 

 

 

 

 

 

 

 

 

 

 

그밖에 언젠가 읽었던 이런 소설도 꼽아본다. 

잘 썼다, 못 썼다, 를 떠나 너무도 강렬했던 소설인 최서해의 <탈출기>, <기아와 살육>, <홍염>(?) 뭐 이런 것도 다시 읽으면 어떨까, 궁금하다. 그 다음, 처음 읽는 순간부터 너무 좋았던 김동인. 그는 단편을 잘 썼지만, <운현궁의 봄>, <젊은 그들> 같은 장편도 어릴 때는 재미있게 읽었다.

 

 

 

 

 

 

 

 

 

 

 

 

 

 

시간을 어디까지 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열심히 읽어보자, 다짐해 본다. 공부는 적절한 강제가 필요하니 강의 커리큘럼도 여기에 맞추어 조금씩 변경한다. 읽을 작품의 목록은 계속 추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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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추'가 '가을'을 의미함을 증명하듯,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 추석 날 오후부터 하루 반을 앓아누웠다. 꽉 막힌 코를 풀어가며, 까마득한 옛날(ㅠ.ㅠ)에 초고를 잡아둔 러시아문학 연구서를 다듬으며, 음, 반성해 본다. 국문학자들은 아무리 게을러도 외국문학자들에 비하면 반타작은 족히 하는 듯하다. 어지간하면 다 연구서 몇 권. 반면, 외국문학자는 (과연 외국어 배우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해서??ㅠ.ㅠ) 평생 퇴직할 때까지 연구서 한 두 권 없는 교수가 태반이다. 아, 물론, 평생 '퇴'할 '직'도 얻지 못하기 일쑤지만, 이것이 게으름을 정당화해주는 못한다. 그럴수록 더더욱 공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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