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이 나올 것이다. 무척 행복하다.

 

교정지를 보다가(헐, 이것도 이제는 PDF로 보다니!) 한 소설 속에 묘사된 일본 여행의 경험이 상기되었다. 2009년 여름. 연구비를 받아(이런 좋은 시절이 있었구나!) 자의반 타의반, 원래 좋아하지 않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일본어를 초급만 간신히 배운 터라 여동생과 같이 갈 계획이었는데 그 해 여름 동생이 임신이 되었고(그 조카는 다음해 2월에 태어났다) 그래서 나 혼자 떠났다. '혼자'를 소유, 전유할 수 있었던 시절이 그렇게 끝났음을 실감하는(그럴 여유가 있는!) 요즘이다.

 

어느덧 7년 전, 여름으로 돌아가 본다. 숙소는 <신오쿠보> 역 어디 허름하고 눅눅한 모텔이었고, 제일 가까운 번화가는 <신주쿠> 역이었다. (<기노쿠니야> 서점이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맞은편(서든테라스인가?)을 내려다 보며 찍은 듯.  

 

 

내가 있었던 위치는 아마 여기, 화장실. 너무 더운 도쿄 거리에서 화장실과 백화점만큼 시원하고 또 군데군데 자주 있는 곳이 없더라. 44사이즈도 헐렁해 옷 입기 무척 힘들었는데, 출산의 이력과 마흔을 넘긴 나이는 어쩔 수 없다. 40킬로 훌쩍 넘기도록 들러붙은 살들, 절대 빠지지 않는다. 누구의 우스개소리대로 "헐 아직도 아이가 뱃속에 있는 건가?!"

 

 

동경 시내 어디 한복판.

 

 

마음에 들었던 도시, 요코하마. 저기 가서 이상의 권태의 첫 구절을, 그리고 김기림에게 보낸 편지의 일절을 떠올렸더랬다.

 

도쿄에 가면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 좀 지루한가, 동경 대학이다.(홍고 캠퍼스) 의도한 건 아니고 길을 잘 몰라(?!) 뒷문으로 들어간 셈이 되어 의대, 도서관, 학교 정문, 이런 식으로 보게 되었다. 여기 의대(병원)는 이상이 죽기 직전 입원했던 바로 그곳인 걸로 안다.   

 

대학의 핵심은 역시 도서관. 내부도 구경했는데 의외로(?!) 고풍스러워 놀랐던 기억이 있다.

 

모든 명문대는 대부분 정문이 촌스럽다. 그 유명한 '아카몬'(붉은문, 이냐).  '극혐'할 만한 서울대 정문^^;

 

동경대학 가기 전에 들렀던 우에노 공원의 잉어들. 혼토니 코히가 잇빠이!

 

연못에 연꽃도 너무 예쁘오!

 

 

귀국하는 날(8월 초) 나리타 공항. 비가 많이 왔다.

 

등가방에 디지털카메라 하나만 들고 떠난 여행, 이런 자유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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