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와 염장 






염가의 책 한 권을 사

염기 알카리를 배우고

염려에 사로잡히자

염력이 생겨서 별안간

염불을 외우며 차분히

염병할 내 팔자를 염색하다가

염세에 빠져 느닷없이

염소로 둔갑하는가 싶더니 

염습의 대상이 되다, 급기야. 


마땅히 염원할 것도 없고

염장을 지르는 놈도 없고

염좌될 팔다리도 없고 

염전 노예 될 리도 없으니 

염주를 매만질 일도

염치를 알아야 할  일도

염통에 털 날 일도 없으니

염증조차 생기지 않더라, 얼씨구.  


앗,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염라 대왕의 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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