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좋음(3) 






도서관은 자유다.

아무도 말 걸지 않는다. 

어떤 걸 찾느냐고 묻는 판매원도, 하나님 믿으라고 조르는 신자도, 

견진 성사 받았느냐고 떠보는 수녀도, 젖 달라고 보채는 아기도 없다.  


도서관에는 책과 책의 에피고넨이 많지만

온수 냉수, 책상 의자, 장판 깔아둔 쉼터까지 있다.

어쩌다 붙어버린 눈꺼풀이 용 꿈을 시전한다. 

아니다, 알래스카에서 일각 고래를 잡는다. 

도서관 쉼터는 자연 공부와 망상 실현을 허한다.


도서관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고 봄은 봄, 가을은 가을, 고로

그저 있으면 되는 곳이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평등이다.

아무나 들어가도 된다.

립, 구립, 시립, 국립 도서관은 무료. 

유료 도서관은 도서관의 탈을 쓴 북 카페다.  

내 고향 거창군에도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차이는 있을지언정 차별은 없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그대, 이리로 오시오.

이곳이 그대를 쉬게 할 것이오, 라고 말하는 도서관.

오늘도 소처럼 일한 나는 그 안으로 들어선다.

끔벅끔벅, 느릿느릿, 우물우물 그저 있음을 되새긴다. 




마태복음 11장 28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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