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좋음(2) 





1. 


이것은 세태 소설,

도서관이 좋아서 쓴 세태 소설이다. 


2. 


시립 도서관을 사랑한 중학생은 

도서관 연애를 꿈꾸었다. 그러나

연애는 대학 도서관 밖에서 하루 종일

책 한 자 안 보는 남자와 했다.


인생은 배반의 연속, 예측을 불허하기에  

나 지금 너무 신나. 어찌나 신이 나는지

어둠 속에서 장편 소설 하나 붙들고 세 시간을

뒤척이며, 살려 주세요, 딱 10밀리그램만! 


마약 관문 이론은 옳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프로포폴은 프로포폴일 뿐, 코카인, 헤로인, 필로폰을 부르지는 않습니다.


3. 


훌륭한 장서야말로 최고의 불쏘시개임을 '장미의 도서관'은 확증한다.  

그럼에도 도서관의 무한을 믿는 건 우리의 유한이 서럽기 때문. 

이 모든 기망 행위에 맞서 도서관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책들을 한 권씩 죽여줘, 한 장씩 찢어 줘 

그리하여 나를 텅 비게 해 줘  

내 서고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썰어 줘 

내 사지를, 손가락을, 발가락을 전지 가위로 잘라 줘

플라타너스가 된 내 머리통도 댕강 베어 줘.


이봐요, 다 좋은데, 도서관 선생님, 

근육 강직이 심해서 기도 삽관도 안되는군요, 

작작 좀 쳐 드시지! 펜타닐은 진통제란 말입니다.


도서관에는 없는 게 없어

마약 책도 있더라, 심지어 마약도 있더라

바로 너, 책이야말로 마약이더라

종교와 과학과 정치처럼. 



4. 


이 세태 소설의 주인공은 

도서관의 망상에 틀어박힌 마약 중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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