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방으로 





1.


아빠는 나보고 지렁이래요.

걷지도 못하고 밖에도 나가지 않으려 한다고.

엄마는 나보고 물고기래요.

모양만 사람일 뿐, 말도 한마디 못한다고.


"엄마 아빠, 큰 병원 가서 내 머리를 치료해 줘!"


속이 상한 내가 이렇게 말하자 

글쎄, 이발소가 나왔지 뭐예요.

빨간 피 파란 피가 사이좋게 빙글빙글

돌면서 내 머리를 댕강 잘라갔어요.



2.


- "이 아이 머리는 가위 자국이 많군요. 얼른 배 속의 장기를 떼 주세요. 다른 생명이라도 살려야죠."

- "아니, 그게 애 엄마한테 할 소리인가요? 게다가 당신은 죽어가는 사람 장기 받아서 살고 싶나요?"

- "당연하죠! 지금 당장 당신의 배를 갈라서 콩팥을 떼 가겠어요. 간은 보존해드리죠."

"에잇, 그럼 나야말로 당신의 뇌를 꺼내서 내 아이 머릿속에 심어야겠어요, 겟아웃!"



3. 


내가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쉿! 

천기누설은 절대 금지, 진실의 방은 안 돼요. 

비밀의 화원, 아니, 몰래 텃밭이나 가꾸자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