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삶, 여기는 






방안으로 빛이 샌다. 

짧은 경련 끝에 의식을 잃은 아이는 

아침 햇살, 한낮의 빛, 저녁 어스름까지 

잠들어 있다. 바깥은 빛, 여기는 어둠. 

계절이 네 번이나 바뀌도록 잠은 계속되고 

봄의 설렘도, 한여름의 열애도, 푸른 가을 

하늘도, 잿빛 겨울 냉기도 모두

꿈이어라. 바깥은 여름, 여기는 겨울. 


바깥은 삶, 여기는 죽음. 


기어코 깨어날 아이를 위해 생선을 구워줘야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선을. 

하지만 그 흔한 꽁치도 막상 찾으니 없다, 개똥이 따로 없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꽁치를 원망하며 염치를 생각한다.

온 순서대로 가주면 좋으련만. 

신이란 참 염치도 없으시지.

눈치 코치도 없으시지. 


깨진 컵은 다시 붙지 못하고 

엎지른 물은 다시 담지 못하고

노인은 아이가 되지 못하고 

바깥은 코스모스, 여기는 카오스

바깥은 에너지, 여기는 엔트로피.


치로 끝나는 두 글자 생선은 꽁치 말고도 

갈치, 삼치, 준치, 참치, 멸치, 세 글자로는 

버들치도 있는데, 아이와 함께 관악산 계곡에서 

떡밥으로 저 버들치를 잡던 추억이 있다. 


바깥은 시간, 여기는 멈춤. 


*


















성현주 : 네이버 통합검색 (naver.com) : 사인을 밝히지 않으려는 깊은 속뜻... / 병원 바깥과 안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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